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가 중동은 물론 전 세계 주요 스포츠 이벤트로 번지고 있다. 영향을 받는 게 비단 공습 당사자가 개최(미국)하고 참가(이란)하는 2026 북중미월드컵 축구대회만이 아니다. 중동 국가들이 최근 국제 스포츠이벤트의 큰손이자 국제 항공운송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그 후폭풍이 전 세계로 번지는 분위기다.
3일 AP 등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초미의 관심사가 된 스포츠 이벤트는 오는 2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예정이던 피날리시마 2026이다. 202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와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 우승국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단판 승부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라민 야말(스페인) 등 FC바르셀로나(스페인) 출신 신구 골잡이 대결 등으로 관심을 끈 빅 이벤트다. 카타르 정부가 자국 내 스포츠 활동을 전면 중단시켜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도 비상이다. 이번 사태로 중동 지역에서 당초 3~5일 열릴 예정이던 서아시아 지역 16강전이 모두 취소됐다. 서아시아 지역 16강에는 사우디아라비아 3개 팀,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 각 2개 팀, 이란 1개 팀이 올랐다. 또 이번 3월 A매치 데이(23~31일)에 열릴 예정이던 월드컵 대륙별 플레이오프와 중동 지역 경기도 일정 조정 가능성이 크다.
카타르 도하와 UAE 두바이 국제공항 폐쇄도 국제 스포츠계에 영향을 미쳤다. 이들이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주요 거점이라서 선수 이동과 물류의 차질을 빚은 여파다.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는 지난 1일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두바이오픈 우승 직후 다음 대회(BNP파리바오픈)가 열릴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항공편이 취소돼 준결승에 올랐던 다른 선수들과 함께 두바이에 발이 묶였다. 전영오픈 배드민턴 대회(3~8일) 참가를 위해 중동을 경유했던 인도와 싱가포르 선수들도 공항 폐쇄로 오가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포뮬러원(F1)도 이번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한다. F1은 오는 8일 호주 그랑프리(GP)로 새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회를 위해 장비 수송과 팀 인력이 대거 이동해야 하는데, 이번 사태로 일정 조정 가능성이 제기됐다. F1은 호주GP를 시작으로 중국, 일본을 거쳐 다음 달에는 바레인과 사우디에서 레이스를 펼칠 예정이었다. 사태가 일찍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대대적인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 외신은 “주최 측들은 선수와 관중 안전을 가장 중요한 변수로 두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