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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장기전세 4만3907가구 수혜…미리내집 입주자 84%는 출산 의향

중앙일보

2026.03.02 20:31 2026.03.0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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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신혼부부를 위해 종로구 원서동에 공급하는 공공한옥형 미리내집. [사진 서울시]
“최근 전셋값이 폭등하고 정부가 대출까지 묶으면서 많은 신혼부부가 주거 문제로 불안해합니다. 미리내집은 신혼부부들에게 ‘희망’이라고 불려요. 서울시가 미리내집 공급을 확대하면 좋겠습니다.”

미리내집에 입주한 김모씨가 지난달 서울시 주택정책소통관에서 언급한 말이다. 서울시가 공급하고 있는 장기전세주택이 주거 안정과 저출생 극복이라는 ‘일거양득’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세 보증금 부담에서 다소 벗어난 입주자들이 안정적 주거 환경에서 출산을 고려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서울시는 3일 지난 20년간 장기전세주택 공급 성과와 정책 효과를 종합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장기전세주택은 인근 전세 시세 80% 이하 수준으로 공급되며 2년 단위 재계약을 통해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집이다. 2007년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장기전세주택은 국비 지원 없이 100% 서울시 재정으로 공급한다.

서울시, 장기전세주택 효과 발표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신축 아파트 단지에서 신혼부부가 입주할 제2차 미리내집(장기전세주택)을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서울시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241개 단지에서 3만7463호의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했다. 보증금 인상률 역시 연평균 5% 수준으로 민간 주택 대비 인상률이 저렴한 편이다. 지난해 기준 장기전세주택 평균 보증금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의 54% 수준이었다. 장기 전세 제도를 처음 도입한 2007년 입주자는 현재 시세 대비 23% 수준 보증금으로 거주하고 있다.

서울시가 공급한 3만7463호에서 거주했거나 현재 거주 중인 가구는 총 4만3907가구다. 장기전세주택 거주자들의 보증금 절감액을 합산하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입주자들이 10조원가량의 보증금을 아꼈다는 것이 서울시의 분석이다. 입주 연도별 거주자들의 평균 보증금과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의 차이에 가구 수를 곱해 계산한 결과다.

현재 거주 세대의 평균 거주 기간은 9.92년이다. 일반 임대차계약기간이 최장 4년인 것과 비교하면 2배 넘게 오래 사는 셈이다. 10년 이상 거주한 가구도 56%에 달했다.

3만7000호 공급…전세 보증금, 54% 수준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소재한 일반주택형 미리내집 조감도. [사진 서울시]
특히 2024년 도입된 장기전세주택Ⅱ(미리내집)는 저출생 극복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금까지 서울시는 2274가구의 미리내집을 공급했다.

미리내집은 입주 이후 자녀를 1명만 출산하더라도 소득·자산 증가와 관계없이 20년간 거주할 수 있다. 2자녀 이상 출산할 경우 20년 거주 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주택 우선 매수 자격을 준다.

서울시는 미리내집 형태로 공급하는 주택의 유형도 다양화하고 있다. 기존엔 아파트 형태의 미리내집만 공급했지만, 지난해부터 한옥을 포함한 일반주택형, 민간임대주택에 대한 보증금 지원형 등의 미리내집도 공급한다. 보증금 지원형은 신혼부부가 살고 싶은 주택을 물색해 오면 최대 6000만원 이내에서 보증금 일부를 무이자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비아파트 매입을 통한 일반주택형은 최고 114대 1, 공공 한옥형 미리내집은 최고 9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소재한 일반주택형 미리내집 실내. [사진 서울시]
덕분에 저출생 효과도 있다는 것이 서울시 분석이다. 실제로 입주자 설문조사 결과 미리내집에서 82명이 출생했다. 또 입주자 84%(216명 중 183명)가 ‘향후 가족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2024년 도입한 미리내집 정책은 기간이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출산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며 “저출생 극복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오는 4월부터 미리내집에 ‘보증금 분할납부제’를 새롭게 도입한다. 보증금 분할납부제는 입주 시 보증금의 70%만 내고 나머지 30%는 유예하는 제도다. 대신 거주기간 동안 시중보다 저렴한 수준의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장기전세주택은 지난 20년간 무주택 서울시민의 주거 사다리이자 임대료 상승의 안전판 역할을 했다”며 “시민 주거 안정, 저출생 극복을 동시에 견인하는 서울 대표 공공주택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열린 주택정책소통관 집들이 및 소통의 날 행사에서 미리내집 전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문희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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