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사법3법(재판소원·법왜곡죄·대법관 증원)에 대해 숙고를 요청한 3일 여권은 일제히 ‘조희대 사퇴’를 주장했다.
이날 조희대 대법원장은 출근길에서 사법3법에 대한 질문을 받자 “갑작스러운 대변혁이 과연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지, 해가 되는 내용은 없는지 심사숙고 해주길 국민에게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고, 국회의 입법 활동을 전적으로 존중한다”면서도 우려를 드러낸 것이다. 이날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노태악 대법관도 퇴임식에서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그렇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안을, 사법부로 가져오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은 저만의 생각인가”라고 반문하며 “정치의 사법화는 지금처럼 양극화된 사회에서 결국은 사법 불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강경파는 격앙됐다. 이날 오후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조희대 대법원장은 내란을 정치적 갈등이라고 했다”며 “스스로 돌아볼 줄 모르는 조희대 대법원장은 거취를 속히 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진인 박범계 의원도 오전 KBS 라디오에서 “(조 대법원장이)자진 사퇴하는 게 모양새가 좋다”고 말했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4일 토론회를 거쳐 탄핵소추안 발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일엔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이 페이스북에 조 대법원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탄핵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수차례 조 대법원장 탄핵을 언급했지만 아직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진 않았다.
사법3법을 둘러싼 여야 공방도 달아올랐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107명과 원외당협위원장, 지지자들은 이날 오후 국회를 출발해 청와대까지 가는 행진을 시작했다. 전날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강행한 사법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증원법)을 저지하기 위한 ‘대국민 호소 도보 행진’을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행진을 앞둔 이날 오전 회의에서도 민주당을 겨냥해 “사법파괴를 사법개혁이라고 부르는 것 그 자체가 국민을 기만하는 세뇌 작업이자 빅브라더식 언어조작 정치”라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사법3법’이 이미 본회의를 통과해 국무회의와 공포 단계만 남긴 만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지난 2일 “이 대통령에게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3대 악법 모두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사법파괴 운운하는 장외 투쟁은 ‘윤 어게인’을 향한 비겁한 꼬리치기”라며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과거 내란과 폭거에 맞서 단 한 번이라도 광장에 나와본 적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 어게인을 외치는 아스팔트 극우 세력에게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싸우고 있다며 꼬리를 살랑거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준호 원내수석부대표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했고, 김남국 대변인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국회 상임위원회) 논의에 들어오지 않고 보이콧하다가 법안이 통과되니 장외투쟁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거부권 행사 촉구에 대해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3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청와대 안에서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고 반응했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조작 기소 공소취소 국정조사 추진 특별위원회는) 5일 2차 전체회의를 통해 국정조사 안건 등 협의를 하고, 12일 열리는 본회의에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고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3월 본회의에서는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