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을 대가로 1억원의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강선우 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3일 나란히 구속 갈림길에 섰다.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2시 30분부터 강 의원에 대한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및 배임수재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강 의원은 출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이런 일로 국민에게 심려 끼쳐 다시 한번 죄송하다. 법정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오전 10시부터는 2시간30분간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및 배임증재 혐의를 받는 김 전 시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같은 법정에서 열렸다. 경찰이 지난 5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지 약 한 달만,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지 7일 만이다.
강 의원은 지난 2022년 1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의 한 호텔 카페에서 시의원 공천을 대가로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김 전 시의원에게서 쇼핑백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그 안에 1억원이 담긴 건 몰랐다”며 “약 3개월 뒤 지방선거 공천을 다른 사람에게 주려 하자 김 전 시의원이 항의 전화를 해왔고, 이를 계기로 쇼핑백 안에 돈이 들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후 여러 차례 반환을 시도했으나 김 전 시의원이 만남을 피했고 결국 5개월이 지나서야 돈을 돌려줬다는 게 강 의원 측 주장이다.
강 의원은 줄곧 혐의를 부인해 왔지만,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서에서 강 의원이 그의 전 보좌진 남모씨와 공모해 1억원을 수수했고 이 돈이 강 의원의 전세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보인다고 적시했다. 또 돈 전달 이후 김 전 시의원이 시의회 의원 후보자로 단수 공천된 점을 들어 1억원의 ‘대가성’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범죄 수익으로 의심되는 강 의원 재산을 동결하기 위해 검찰에 1억원대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했다.
반면 김 전 시의원은 지난 1월 변호인을 통해 경찰에 제출한 자수서에서 돈 전달 경위를 상세히 기술하며 혐의를 인정했다. 김 전 시의원 측은 이날 심사에서 자수서 제출 등 경찰 수사에 협조해 온 점을 들어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가 수사에 착수할 시점에 김 전 시의원이 미국으로 이미 출국했고, 현지 체류 중 휴대전화 메신저를 삭제했다 재가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도피·증거인멸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나 4일 새벽 사이 결정될 전망이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두 사람이 상반된 주장을 이어온 만큼, 법원이 진술의 신빙성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두 사람은 서울 마포경찰서 유치장에서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