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용량은 128GB(기가바이트)에서 256GB로 2배 늘렸는데, 가격은 99만원으로 전작과 동일하다. 사실상 ‘가격 인하’ 효과를 앞세운 애플이 삼성전자 ‘갤럭시 S26’과의 경쟁에 나섰다.
애플은 2일(현지시간) 아이폰 17 시리즈의 보급형 제품인 ‘아이폰 17e’와 자사 최신 칩셋 ‘M4’를 탑재한 신형 ‘아이패드 에어’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2월, 3년 만에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 16e’를 선보인 데 이어 1년 만에 후속작을 내놓은 것이다.
이번 신제품의 핵심은 가격 정책이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등으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원가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애플은 오히려 가격을 동결하는 전략을 택했다. 전작인 아이폰 16e는 128GB(99만원), 256GB(114만원), 512GB(144만원) 세 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반면 아이폰 17e는 128GB 옵션을 없애고 256GB와 512GB 두 가지 모델로만 출시하면서 가격을 각각 99만원, 129만원으로 책정했다. 용량 기준으로 보면 전작 대비 15만원씩 낮춘 셈이다. ‘99만원’이라는 상징적 가격대를 지키면서 체감 가격을 낮추는 구조다.
사양은 끌어올렸다.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프리미엄 라인업인 아이폰 17과 동일한 ‘A19’ 칩을 탑재했다. 통신 모뎀은 전작(16e)에 처음 적용됐던 애플 자체 설계 모뎀 ‘C1’에서 한 단계 진화한 ‘C1X’로 업그레이드됐다. 전작 대비 최대 2배 빠른 속도를 지원한다.
후면에는 광학 2배 줌을 지원하는 48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됐고, 디스플레이에는 아이폰17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전작 대비 긁힘 방지 성능이 3배 향상된 ‘세라믹 실드2’ 소재가 쓰였다. 전작에서 소비자들의 아쉬움을 샀던 무선 충전 기능 ‘맥세이프(MagSafe)’도 추가됐다. 기기 색상은 화이트, 블랙, 소프트핑크 총 3가지다.
애플은 차세대 ‘M4’ 칩을 탑재한 신형 아이패드 에어도 함께 선보였다.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성능 강화를 위해 시스템 메모리를 이전 세대 대비 50% 늘린 12GB로 확대했다. 아이폰 17e와 새 아이패드는 4일부터 사전 주문을 시작해 11일부터 판매된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이번 전략을 두고 가격 장벽을 낮춰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분석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의 인도 시장 출하량 점유율은 약 10%다. 반면 매출 기준 점유율은 28~29%로 삼성전자(22%)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면 출하량 점유율을 끌어올릴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다만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는 올해 험난한 시간을 보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메모리 가격 상승 여파로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2% 감소해 11억대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13년 이후 최저 연간 물량이다. 또 중동 지역이 스마트폰 운송 노선에서 중심지 역할을 하는 만큼, 전쟁 악재가 겹치면서 스마트폰 시장 내 물류·비용 리스크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은 제품 특성상 주로 항공편으로 운송되는데 분쟁 지역을 피해 항로를 우회할 경우 비행시간 연장에 따른 연료비, 인건비, 보험료 등이 연쇄적으로 상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