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저비용 자폭 드론과 고가 요격미사일이 맞붙는 소모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란의 탄약이 먼저 바닥나느냐, 미국이 고비용과 반전 여론의 압박에 먼저 한계에 도달하느냐가 전쟁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 이후, 이란은 중동 내 미군 기지와 석유 시설 등을 겨냥해 연이은 보복 공격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역내 동맹국들은 방공망으로 이를 막아내며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소모전의 핵심 딜레마는 극심한 '비용 비대칭성'입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의 주력 자폭 드론 '샤헤드-136'의 대당 가격은 약 2만 달러(약 3천만 원) 수준입니다. 반면 이를 요격하는 패트리엇(PAC-3) 미사일은 1발당 약 400만 달러(약 59억 원)에 달합니다. 패트리엇이 90% 이상의 높은 명중률을 자랑하더라도, 방어 측이 고가의 요격탄을 빠르게 소진할수록 지속 능력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걸프 지역에서는 이미 재고 소진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내부 분석 자료에 따르면, 현재 방어 속도가 유지될 경우 카타르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재고가 나흘 치에 불과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카타르 국제미디어오피스(IMO)는 지난 3일 "패트리엇 재고는 충분하다"며 즉각 반박했습니다.
문제는 '현재 재고'를 넘어 '재보급 속도'에 있습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PAC-3 체계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나, 제조사인 록히드마틴의 지난해 생산량은 약 600기에 그쳤습니다. 개전 이후 중동에서 이미 수천 발이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생산이 소모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록히드마틴이 미 국방부와의 합의에 따라 연간 생산 능력을 2천 기로 늘리기로 했지만, 단기간에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미국 내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 결과, 대이란 공습 지지율은 25%에 불과했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MAGA' 진영 내에서도 해외 전쟁 개입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끝없는 전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것도 이러한 정치적 부담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국은 저비용 전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군은 이번 작전에서 스텔스 전투기와 순항미사일뿐 아니라 이란제 드론을 모방한 '저비용 일회용 자폭 드론'을 사상 처음 실전 투입했습니다. 미 국방부도 레이저 기반 대드론 요격 체계의 실전 테스트를 서두르는 등 저비용 방어 수단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반면 이란의 공격 역량이 언제 한계에 도달할지는 불확실합니다. 서방 안보 전문가들은 이란이 하루 400기가량의 샤헤드 드론을 생산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이란이 충돌 이후 1천200발 이상의 발사체를 발사했으며, 대부분이 샤헤드 드론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파괴력이 큰 탄도미사일은 전략적으로 아끼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다만 이란 역시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습니다. 개전 직후 러시아제 S-300을 포함한 핵심 방공망이 파괴되면서, 미군과 이스라엘 전투기가 이란 영공을 사실상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대 약 200기를 파괴하고 수십 기를 무력화했다고 밝혀, 이란의 장기 공격 능력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됩니다.
양측 모두 뚜렷한 강점과 약점을 안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는 '이란의 탄약 소진'과 '미국의 고비용·반전 여론' 중 어느 쪽이 먼저 한계에 도달하느냐를 두고 벌이는 인내력 싸움이 될 전망입니다. 미 스팀슨센터의 켈리 그리에코 선임연구원은 "이란은 요격미사일을 고갈시키고 걸프 국가들의 정치적 의지를 꺾어 작전 중단을 압박하려는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양측의 소모전이 현재 강도로 지속될 경우, 머지않아 양쪽 모두 무기가 바닥나 전황이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제작 : 전석우·김별아
영상 : 로이터·AFP·X @IranMillitaryIR·Telegram @Farsna·유튜브 The White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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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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