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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에 러·우 종전 ‘빨간불’…오데사 항만 드론 피습

중앙일보

2026.03.03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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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의 드론 및 미사일 공습으로 파손된 변전소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공격이 중장기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웠다. 협상을 주도해온 미국이 중동 전선에 깊숙이 관여하게 되면서 중재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날 밤 우크라이나 남부 물류 거점인 오데사 지역의 항만과 교통 인프라를 집중 공격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화물 창고와 도로용 컨테이너 등이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혹한기 동안 에너지 시설을 겨냥해 왔으나, 날씨가 풀리면서 물류 거점으로 공격 대상을 옮기는 양상이다. 오데사 지역은 지난달 23일에도 드론 공습을 받아 민간인 2명이 숨졌다. 업계에 따르면 오데사 항구의 수출 능력은 전쟁 이전과 비교해 최대 30% 감소했다.

이처럼 교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우크라이나에 또 다른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초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미·러·우크라이나 3자 종전 협상도 불투명해졌다. 미국이 사실상 또 다른 전쟁 당사자가 되면서 적극적인 중재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볼로디미르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일 “중동 긴장 고조로 협상 장소가 변경될 수 있지만, 아직 취소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세 차례 진행된 3자 협상은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상태다. 러시아가 영토 문제에서 추가 진전이 어렵다고 보고 협상 중단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키이우 국제사회학연구소(KIIS) 조사에서는 우크라이나 국민 약 70%가 3자 협상이 지속적인 평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협상이 지연될 경우 미국의 군사 지원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이 ‘4∼5주’ 이상의 중장기전을 시사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제공해온 무기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방공망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온 우크라이나로서는 부담이 적지 않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이란 장기전이 우리의 가용 방공 자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역시 이란산 샤헤드 드론을 도입해왔으나 최근에는 상당 물량을 자체 생산으로 대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는 이란의 대러 지원을 부각하며 미국의 이란 공습을 지지하는 분위기지만, 미국의 반이란 기조가 곧바로 대러 압박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우크라이나 정치분석가 볼로디미르페센코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이란이나 베네수엘라에 취한 조치를 중국과 러시아에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트럼프와 푸틴 사이의 상호 인식에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종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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