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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필리핀, 신규 원전 협력 MOU…李 “최적의 원전협력 파트너”

중앙일보

2026.03.03 03:18 2026.03.0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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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필리핀 마닐라를 국빈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말라카냥궁에서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즈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원전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필리핀 바탄 원전 재개 타당성 조사 결과와 신규 원전 사업 도입 협력 양해각서(MOU)를 기초로 양국은 최적의 원전협력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궁에서 열린 한·필리핀 확대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바탄 원전은 필리핀에 있는 유일한 원전이다. 공사를 하다가 체르노빌 원전 사고 여파 등으로 1980년대 중반 공사가 중단됐다. 전력난을 겪고 있는 필리핀은 올해 이 원전 건설을 재개해 2032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한국 정부는 국내에 있는 고리 원전 2호기와 바탄 원전을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같은 방식으로 설계했다는 점을 들어 한국의 상대적 강점을 내세웠다. 그 결과 윤석열 정부 때인 2024년 바탄 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 협력 MOU를 체결했고 타당성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번 MOU에 따라, 양국은 기존 협력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필리핀의 신규 원전 도입 과정에서도 더 긴밀한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궁에서 열린 확대회담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통령은 또 “이번에 체결된 핵심 광물 협력 MOU에 기반해 핵심 광물 및 공급망 관련 실질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필리핀으로부터 안정적인 니켈 공급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인데, 필리핀은 2차 전지 주 원료인 니켈의 세계 2위 생산국이다. 이번 MOU에 힘입어 한국은 그간 중국에 편중됐던 2차 전지 원료 공급망을 다변화하게 될 전망이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경찰협력을 위한 MOU도 맺었다. 공동 조사 및 합동작전 수행 내용을 명시하는 등 국제 공조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양국 기관 간 핫라인을 구축하는 등의 내용이 골자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필리핀 경찰서 내 ‘코리안 헬프 데스크’를 설치하는 등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필리핀 정부의 노력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필리핀 경찰은 지난해 필리핀 도피범 49명의 한국 송환에 협조하는 등 한국의 범죄 수사 과정에 협력하고 있다.

이날 한국과 필리핀 정부는 디지털 협력, 특정 방산물자 조달, 보훈, 농업 협력 등 총 10건의 MOU를 체결했다.

청와대는 3일 필리핀 국빈방문을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부부를 위해 준비한 선물을 공개했다.   어린 시절 조종사가 꿈이었던 마르코스 대통령을 위해 한-필리핀 수교 77주년 기념일인 3월 3일을 상징하는 3377을 새긴 항공점퍼와 양국의 방산 협력 강화를 기원하는 거북선 모형을 준비했다.   또한 루이즈 아라네타 여사에게는 비취, 호박, 산호를 조화롭게 장식한 명주실 노리개를 준비했다. 사진 청와대 제공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역사적 유대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전쟁에서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필리핀의 젊은 군인들이 파병 와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피 흘리면서 싸웠다”며 “양국은 깊은 역사적 유대감과 단단한 우호 관계가 있기 때문에 협력의 미래가 매우 밝다”고 말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필리핀 사람들은 대한민국 국민에 많은 감사와 호감을 갖고 있다”며 “대한민국 음식이 필리핀에서 매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마르코스 대통령을 위해 순금으로 도금한 거북선 모형과 오른팔에 ‘3377’이라는 패치가 부착된 한국 공군 조종사의 항공 점퍼를 선물로 준비했다. 청와대는 “세계 최강 수준인 대한민국 조선업의 역사와 기술력을 상징하는 거북선을 통해 양국의 방산 협력 강화를 기원하는 의미”라고 밝혔다. 3377은 양국이 수교를 맺은 1949년 3월 3일로부터 정확히 77년이 되는 이날 양 정상이 만난 것을 기념하는 숫자다. 마르코스 대통령이 어린 시절 조종사를 꿈꿨으며 전투기 조종사를 다룬 영화 ‘탑건’의 팬인 점을 고려해 준비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이날 저녁 마르코스 대통령이 말라카냥궁에서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필리핀에서 직접 건조한 선박이 전 세계를 누비며 양국 조선업의 공동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문화 공연에서는 필리핀에서 데뷔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2NE1 산다라박의 노래 ‘인 오어 아웃’(in or Out)이 연주되기도 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밝혔다. 필리핀 측은 불꽃놀이도 준비했다.



윤성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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