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격으로 테헤란 지역을 중심으로 공습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란에 체류 중이던 한국 국민 23명이 인근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대피했다. 외교부는 안전 문제를 고려해 정확한 대피 인원과 일시, 경로 등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고 신속하게 대피를 지원했다.
3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일 오전 5시 주이란한국대사관이 임차한 버스 2대에 나눠타고 테헤란 현지에서 출발했다. 중간 기착지에서 1박 후 이날 저녁 이란-투르크메니스탄 국경을 넘어 안전하게 입국 수속을 마쳤다. 현재는 주투르크메니스탄대사관에서 임차한 버스를 이용해 수도 아시가바트로 이동 중이며, 4일 한국이나 제3국으로 개별 출국할 예정이다.
대피 인원에는 교민뿐 아니라 일부 공관원과 공관원 가족 10여명이 포함됐다. 타국 국적의 동포와 탈출 인원의 가족인 이란 국적자 일부도 함께 대피했다. 올 시즌부터 이란 프로축구 리그에 진출한 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기제 선수와 이란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이도희 감독도 이들과 함께 이란을 빠져나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테헤란 지역을 중심으로 공습이 계속되고 있는 점, 이란 측에서도 대규모 보복 의지를 천명하며 인근 국가들에 대해 공격을 가하고 있는 점 그리고 현지 상황 악화로 우리 국민께서 신속한 인접국 대피 지원을 요청하는 상황을 감안해 신속한 대피를 지원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란 현지에는 지난 1일 기준 60여 명의 한국 국민이 체류 중이었다. 외교부는 “계속해서 중동 지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한 귀국을 지원하기 위해 중동 내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대사관 관계자들과 대피 과정을 돕기 위해 급파된 신속대응팀이 이들을 맞았다. 신속대응팀은 단장인 조윤혜 외교부 해외안전상황실장을 비롯해 3명으로 구성됐는데, 조 실장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 당시에도 현장에서 대피를 지원한 경험이 있다. 신속대응팀은 현지 대사관과 함께 입국 수속을 지원하고, 현지 숙박과 귀국 항공편 안내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해 6월부터 이란 전 지역에 대해 ‘출국 권고’에 해당하는 여행경보 3단계를 발령한 상태다. 지난 2일 오후 6시를 기해서는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요르단,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에 한시적으로 특별 여행 주의보(2.5단계)를 발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