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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이기는 정부 없다…공급이 부동산 정공법”

중앙일보

2026.03.0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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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이 3일 중앙일보 정치 토크쇼 ‘황현희의 불편한 여의도’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불편한 여의도’ 캡처]
오세훈 서울시장은 ‘내우외환(內憂外患)’이다. 밖으로는 최근 지지율 상승세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원오 성동구청장, 안으로는 오 시장과 대척점에 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때문이다.

3일 중앙일보 정치 토크쇼 ‘황현희의 불편한 여의도’에 출연한 오 시장은 최근 여론 추이에 대해선 “남은 90일 동안 산 넘고 물 건널 일이 여러 번 생길 것”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당내 갈등에 대해선 “‘윤 어게인’을 따르는 듯한 상황을 짊어지고 전장에 임할 수 없다”며 장동혁 지도부의 노선 전환을 강하게 요구했다.

오 시장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 “정공법은 공급 확대인데, 정부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재개발·재건축에 속도가 안 붙도록 장애물을 설치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정치를 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Q : 최근 여론조사 상승 기류인 정원오 구청장이 ‘성수동 발전에 오 시장이 숟가락을 얹는다’고 했다.
A : “제 입장에서 보면 서울시가 레일을 깔아놓고 성동구가 그 위를 신바람 나게 달린 것이다. 정 구청장이 취임하고 나서 주도한 정책이 2015년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다. 이미 사람도 많고 (임대료가) 폭등하는 등 성수동이 과밀화 경향을 보이니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에 나선 것 아닌가. 성수동 활황 시기에 구청장이 되고 나서, 그 토대를 닦은 서울시장에게 숟가락을 얹었다고 하는 건 심하지 않나. 제가 섭섭한 것은 정 구청장이 성수동 책을 여러 권 냈던데 서울시에 대한 언급이 한 줄도 없어서다.”


Q : 4선 서울시장인데 ‘이명박 청계천’처럼 뚜렷한 치적이 없다, 혹은 보여주기식 사업만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A : “솔직히 제가 만든 것도 적지 않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세빛둥둥섬, 한강 르네상스, 서울 둘레길 등. 하지만 그런 하드웨어로 승부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정말 가치 있는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제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120 다산콜센터다. 전화 한 통화로 모든 민원이 해결되도록 시스템을 디자인했다.”


Q : 논란이 컸던 한강버스가 지난 1일 운항을 재개했는데, 국민의힘에서도 패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 : “DDP나 세빛둥둥섬 만들 때도 똑같았다. 초기에는 반대가 심했지만 지금은 서울 랜드마크 아닌가. 재정적으로도 흑자다. 한강버스 역시 지금은 시끌시끌하지만, 2~3년 지나면 현재 DDP가 받는 평가를 그대로 받을 것이다.”


Q : 근거가 있나.
A : “2월 하순에 런던 템스강 클리퍼스, 뉴욕 허드슨강 NYC페리를 운영하는 책임자가 와서 한강버스를 타보고 엄청 놀라고 갔다. 1999년부터 운항한 클리퍼스는 2015년에야 보조금을 안 받기 시작했고, NYC페리는 지금도 보조금을 받는다. 하지만 한강버스는 운항 요금보다 여덟 군데 선착장에서 하는 식음료 사업이 주 수입원이다. 3년 뒤 흑자 전환이 가능한 구조다.”


Q : 하지만 버스라고 부르기엔 너무 느리고, 출퇴근 시간엔 운항도 안 한다.
A : “해외에선 ‘레저 버스’라고 한다. 배는 대중교통이 아니다. 어떻게 배가 지하철보다 빠르겠나. 또 템스강이나 허드슨강에서도 1년에 400건 정도씩 크고 작은 사고가 난다. 자연 기후나 지형 조건을 극복해야 하는 배의 숙명이다. 초기 시행착오를 중계방송하는 건 선거철이라서다. 타보신 분들은 만족도가 80~90%다.”


Q : 국민의힘 지지율이 17%까지 떨어졌다.
A :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넘어갈 수 없다. 당이 절연해야 할 것은 절연하고, ‘윤 어게인’으로 비치는 행보는 하지 말아야 한다.”


Q : 장동혁 대표가 선거 때 지원 연설을 온다면.
A : “지금 스탠스 같으면 도움이 안 된다.”


Q :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현역 단체장의 용퇴론을 꺼냈는데.
A : “이 위원장이 말한 건 ‘당 지지율에도 못 미치는 지자체장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는 것이다. 지금 제 여론조사가 과연 당 지지율보다 떨어지는지는 수치로 알 수 있다.”


Q : 일각에선 오 시장이 당권에 도전할 거라고 하는데.
A : “저는 여전히 서울시에 꽂혀 있다. 제가 아직 쓸 만하지 않나. 박원순 전 시장 때 밀려난 도시 경쟁력, 시민 행복도, 창업하기 좋은 도시, 금융 도시 순위 등을 전부 끌어올렸다.”


Q : 서울시 최대 현안은 부동산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압박을 연일 내놓고 있는데.
A :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정치를 하고 있다. 수요 억제책은 단기 처방이다. 정공법은 공급 확대다. 공급을 늘리려면 서울에선 재개발·재건축이 유일한 해법이다. 그런데 10·15 대책은 대출을 꽁꽁 묶어 사실상 재개발·재건축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재개발·재건축만 해도 서울에 8만7000여 주택이 순증한다. 1·29 대책에서 내놓은 서울 3만 공급량보다 2.5배 이상 많다.”


Q : 이 대통령은 ‘시장이 정부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
A : “정반대다. 정부가 시장을 못 이긴다. 규제책으로 두세 달 영향은 있겠지만, 지방선거 끝나고 7월에 들어서면 한계에 이를 것이다. 특히 민간 임대사업자를 옥죄어 전월세 가격을 가파르게 올리는 게 심각하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을 캄캄한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




하준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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