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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서 WBC 간다

중앙일보

2026.03.03 07:01 2026.03.03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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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데인 더닝(왼쪽 사진), 휴스턴 셰이 위트컴(오른쪽 사진), 디트로이트 저마이 존스는 이번 WBC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다. 셋 다 어머니가 한국인이다. 3일 오릭스와의 연습경기에서 더닝은 선발 등판해 3이닝 무실점 호투했고, 위트컴은 5회 솔로아치를 그렸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메이저리그(MLB)와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한국계 선수 영입에 공을 많이 들였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과 강인권 수석코치가 수시로 미국을 오가며 해당 선수들의 출전 의지와 몸 상태를 확인했다.

노력의 결과물이 셰이 위트컴(28·휴스턴 애스트로스), 데인 더닝(32·시애틀 매리너스), 저마이 존스(29·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라일리 오브라이언(31·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4명의 선수들이다. WBC 도전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한국계 선수들이 태극 마크를 달고 이번 대회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들 중 종아리 부상으로 낙마한 오브라이언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명이 지난 1일 무사히 일본 오사카에 도착해 한국 야구대표팀에 합류했다. 한국인 어머니를 둔 세 아들이 2009년 이후 17년 만의 WBC 본선행을 노리는 한국 야구에 든든한 기운을 보탰다.

WBC 개막을 이틀 앞두고 치른 최종 모의고사에서 이들의 존재감이 빛났다. 더닝은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WBC 공식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3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직구 구속은 시속 140㎞ 초중반으로 빠르지 않았지만 다양한 변화구를 적재적소에 섞어 던지며 오릭스 타자들을 요리했다.

위기 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3회 유격수와 2루수의 잇단 실책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 셋을 연속 내야 플라이와 땅볼로 돌려 세우며 무사 1·3루 상황을 실점 없이 마무리했다. 더닝은 경기 후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 위주 투구를 하는 데 집중했다”며 “포수(박동원)가 잘 리드해줘서 좋은 투구를 보여줄 수 있었다. 타선이 2회 대량 득점한 덕에 부담 없이 편안하게 던졌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더닝은 지난 시즌 텍사스 레인저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소속으로 MLB 12경기에 등판해 2세이브, 평균자책점 6.97을 기록했다. 2023년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WBC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부상으로 뜻을 접었다. 그는 “드디어 소원을 이뤘다. 설레는 마음으로 대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며 웃었다.

타선에선 3루수 위트컴이 갈증을 해소하는 한 방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23년 마이너리그 홈런왕 출신의 유틸리티 내야수인 그는 대표팀 장타력에 보탬이 될 카드로 주목 받았지만, 이 경기 전까진 잠잠했다. 지난 2일 한신 타이거스전에서 침묵했고, 이날도 첫 두 타석은 범타에 그쳤다. 그러나 오릭스가 6-3까지 추격한 5회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려 마침내 홈런 맛을 봤다. 대표팀의 고민을 담장 밖으로 날려 보낸 한 방이었다.

좌익수로 나선 존스도 안타와 몸에 맞는 공으로 두 차례 출루했고, 단독 도루까지 성공하며 기여도를 높였다. 류 감독은 2루에 도착한 존스를 향해 큼직한 ‘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한편 2003년생 듀오 김도영(23·KIA 타이거즈)과 안현민(23·KT 위즈)도 나란히 홈런포를 가동했다. 1번 지명타자로 출격한 김도영은 한국이 2-0으로 앞선 2회 2사 1·3루 두 번째 타석에서 좌월 3점포를 터뜨렸다. 오키나와 캠프부터 이어진 3게임 연속 홈런. 안현민도 9회 8-5로 점수 차를 벌리는 좌월 솔로포를 때려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해 11월 일본 대표팀과의 도쿄돔 평가전에서 홈런 2개를 쳐 ‘요주의 인물’로 주목 받은 그는 이 한 방으로 또 한 번 이목을 집중 시켰다.

오릭스에 기분 좋은 8-5 승리를 거두며 실전 대비를 모두 마친 대표팀은 경기 후 고속열차 신칸센을 타고 결전지 도쿄로 이동했다. 한국은 오는 5일 도쿄돔에서 체코와 WBC 1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





배영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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