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상원에 제출된 한 보고서에서 Z세대의 전반적인 인지 능력이 하락세를 보인다고 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특히 그 원인으로 디지털 학습 환경의 확산을 지목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아마 부모들은 당장 집에 돌아가 아이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싶어질 기사였으리라.
‘요즘 아이들은 예전만 못하다’는 말은 인류 역사에서 반복되어 온 익숙한 서사이지만, 적어도 근대 사회 이후에 자녀 세대들은 부모 세대들보다 계속 더 나은 인지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교육 제도의 확대, 영양과 보건의 개선, 복잡한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사회 환경 등의 영향 속에서 후속 세대의 IQ는 이전 세대보다 꾸준히 상승해 왔으며, 이를 ‘플린 효과’라 칭한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폭발적인 교육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오늘날, Z세대에서 첫 역전이 일어난 셈이다.
그런데 정말 Z세대의 인지 능력은 저하된 것일까? 2011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 사람들은 정보를 나중에 다시 검색할 수 있다고 믿으면, 그 내용 자체는 덜 기억하지만 대신 그 정보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더 잘 기억한다고 보고했다. 언제 어디서나 방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휴대 지성의 시대에 정보를 머릿속에 저장하는 능력보다 필요한 정보에 빠르게 도달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고, 기술의 발전으로 맞이한 이 새로운 상황에서 적절한 기억 전략을 만들어 낸 셈이다. 이렇듯 인지 능력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한다.
AI가 일상으로 들어온 지금,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 여전히 갑론을박 중이다. 이런 시기 과거의 기준에서 필요한 인지 능력의 점수가 Z세대에서 조금 낮게 나왔다는 기사에 반사적으로 휴대전화를 탓하기보다는, 변화된 환경 속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 차분히 성찰하는 계기로 삼는 편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