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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닿은 통신…‘6G 시대’를 엿보다

중앙일보

2026.03.03 07:02 2026.03.03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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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6’에선 붓글씨를 쓰는 휴머노이드 로봇 등이 공개됐다. 어환희 기자
입구에 들어서자 휴머노이드가 붓을 손에 쥐고 붉은 종이판 위에 ‘福’(복) 자를 흘림체로 써내려갔다. 완성된 글씨가 관람객 손에 건네지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복잡한 한자를 한 획, 한 획 거침없이 써내려간 로봇은 중국 통신사 차이나 모바일 부스에서 공개된 휴머노이드다. 차이나 모바일은 전시장 뒷편에선 로봇들이 식재료를 나르고 요리를 하는 ‘로봇 식당’을 운영하며 AI와 로보틱스를 결합한 ‘피지컬 AI’ 역량을 과시했다.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MWC 2026’ 현장에는 통신기술과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다양한 미래 혁신 기술 사례들이 공개됐다. 일본 통신사 KDDI는 식당 주문 및 예약을 돕는 로봇을 부스 전면에 세웠다. 이들의 목적은 로봇 하드웨어 자체를 보여주려는 것은 아니었다. 로봇을 통해 각사가 구축한 AI 기반 서비스 또는 네트워크 성능과 실제 활용 사례(use case)를 보여주고, 실질적인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데 있었다.

국내 통신사들도 로봇을 실제 비즈니스와 연결하는 인프라를 공개했다. SK텔레콤은 현실 공간을 그대로 복제해 움직임까지 반영하는 실시간 디지털 트윈 기술을 선보였고, KT는 서로 다른 기종의 로봇이라도 에이전트끼리 협업할 수 있도록 하는 로봇 플랫폼 ‘K RaaS(케이 라스)’를 공개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작년이 AI를 ‘말하던’ 해였다면, 올해는 AI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로봇·모빌리티·XR(확장현실) 기기가 실시간으로 매끄럽게 상호작용하려면 초저지연·초연결 네트워크가 필수다. 이를 가능하게 할 차세대 통신 기술 6G(세대)가 이번 MWC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이유다. 이종식 KT 네트워크연구소장은 “2년 전만 해도 5G도 수익화가 충분치 않은데 왜 6G를 논의하느냐는 회의론이 많았다”면서 “지금은 통신사들이 연합해 6G 표준 논의에 적극 의견을 내야 한다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MWC 개막 전후로 거대 반도체 업체 중심의 6G 연합 출범이 잇따랐다. 엔비디아는 SKT와 소프트뱅크·T모바일·에릭슨·노키아 등 굵직한 업체들과 AI-네이티브 기반 6G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퀄컴이 꾸린 ‘6G 연합’엔 LG전자가 이날 합류하기로 했다. KT도 ‘6G 네트워크’ 청사진을 공개하며 지상·해상·공중을 아우르는 통합 통신망 구축 구상을 밝혔다. 어디서든 통신이 끊기지 않는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6G 시대, 통신이 끊기지 않으려면 지상망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한계를 하늘에서 깨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도 소개됐다. 개막식 키노트(기조연설) 무대에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경영진, 우주비행사 등이 총출동했다. ESA(유럽우주국) 소속 우주비행사 팀 피크는 10년 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6개월간 머물던 시절을 떠올리며 “가족들과 영상 통화를 하며 우주에서 본 지구 모습을 보여줬던 기억이 선명하다”고 말했다. 우주에서도 연결은 일상이었다는 메시지다.

스타링크 부스에선 위성 인터넷이 연결됐다. 어환희 기자
이어 연단에 오른 그윈 숏웰 스페이스X 사장은 “하늘과 땅을 매끄럽게 잇는 하이브리드 네트워크를 구축해 전 세계 연결 격차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상 기지국이 효율적인 곳에는 기지국을, 그렇지 않은 모든 곳에는 스타링크를 둬서 함께 격차를 메워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페이스X는 MWC의 중심부인 3홀과 5홀 사이 외부에 부스를 꾸렸다.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지붕 위에 최소 6개 이상의 접시형 안테나를 설치해 부스 내부 인터넷을 모두 위성으로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어환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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