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놀라운 방공망을 보유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아주 드물게(every once in a while) 이를 뚫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이를 스쿼터(squirter)라고 부른다.”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펜타곤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미사일 반격으로 미군이 사망했다고 설명하면서 소수의 스쿼터가 피해로 이어진 사실을 시인했다. “그게 요새화된(fortified) 전술작전센터(TOC)를 타격했다”면서다.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댄 케인 미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수백 개의 이란 탄도미사일을 막아냈다”고 자부했지만, 막지 못한 한 발이 목숨을 앗아간 것이다.
이란 스쿼터의 ‘가성비 위력’은 북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란과 수십 년간 미사일 협력을 지속해 온 북한 역시 대량의 드론,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 등을 섞어 쏘는 포화공격 태세를 갖추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서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이어 두 번째 ‘테스트 베드’를 획득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미국의 방공망이 놓친 한 발이 준 피해는 적지 않았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쿠웨이트 남부 항구도시 슈아이바 민간 항구에 마련된 미국 임시 TOC를 이란이 공격한 건 1일 오전 9시 직후였다. 대피 경보를 울릴 새도 없이 폭발이 일어나고 건물은 불길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 미 CBS방송은 3일(현지시간) 군 소식통을 인용해 초기 피해 평가 결과 TOC가 이란의 자폭드론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란은 ‘샤헤드(Shahed)-136’ 소형 자폭드론을 운용하고 있다.
보통 방공망을 뚫은 미사일은 리커(leaker)라고 부르는데, 헤그세스 장관이 이를 스쿼터로 칭한 것도 눈길을 끈다. 스쿼터는 통상 공습 등 작전 직후 목표 지점에서 도망치는 적군을 의미한다. 헤그세스가 스쿼터라는 단어를 쓴 건 운 좋게 방공 체계의 틈을 뚫은 예외적인 돌발 상황이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는 북한에도 시사점이 될 수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으로선 일단 한 발이라도 한·미의 주요 표적을 때리면 되는 해볼 만한 가성비 게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짚었다.
물론 ‘요격률 100%’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 90% 이상만 돼도 뛰어난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지만 최근 전투의 추세는 적의 방어망 역량을 초과하는 다수의 공격 자산을 동시에 퍼붓는 포화공격 양상을 띤다. 100발이 쏟아질 때 90%의 요격 성공은 10발의 피해를 남기지만, 날아오는 발사체가 1000발이 되면 90%를 잡아내도 100발은 맞아야 한다는 뜻이 된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전 특수’를 맞아 무기 현대화와 생산력 증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초대형방사포(KN-25) 관련 현장을 수차례 현지지도했는데, 이는 한반도 전역을 사거리에 넣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다. 북한은 핵 탑재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북한이 1990년대부터 이란과 미사일 협력을 해온 데다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가 미 측 방공 자산 체계와 유사하게 설계됐다는 점에서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양 위원은 “군이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장사정포요격체계(LAMD) 전력화 시기를 앞당기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새로운 방공 체계 구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