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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려되는 주한미군 중동 차출…대북 대비태세 이상 없어야

중앙일보

2026.03.0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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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이 장기화할 경우 주한미군 장비와 병력이 중동에 차출(순환 배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제(2일) 이란과의 전쟁에 대해 “4~5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미군은) 그보다 더 오래 지속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도 “군사 목표 달성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우리 측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이란을 상대로 한 ‘12일 전쟁’ 당시에 주한미군 패트리엇 포대 중 일부가 중동으로 차출됐던 것처럼, 이번에도 패트리엇·사드(THAAD) 등 방공 자산, MQ-9 ‘리퍼’ 다목적 무인기 등이 차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번 전쟁에서 미군은 이란의 미사일·드론 보복 공격을 일부 막지 못해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란이 중동에 산재한 미군기지와 걸프 국가의 에너지 시설까지 공격함에 따라 미군의 방공 무기 수요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도 그제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통화해 중동 상황을 공유했는데, 이 자리에서 주한미군 차출 이슈가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한·미 협의가 진행 중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주한미군 장비와 병력 차출은 대북 대비태세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 현대화’라는 명목으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향후 이런 상황은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12일 전쟁’ 종료 후에는 패트리엇 포대가 한국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만에 하나 복귀하지 않을 경우 이는 사실상 주한미군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완전 붕괴”까지 위협하고, 한·미 연합훈련 실기동훈련 규모를 축소해 실시하기로 한 데 이어 주한미군 전력이 차출된다면 이는 커다란 안보 우려 요인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차출에 앞서 미국과의 긴밀한 조율을 통해 주한미군 전력 누수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2035년까지 증액될 국방예산을 활용해 한국형 방어체계(KAMD) 등 3축 체계 구축을 서두르는 등 대북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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