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시장 긴장에 대비 필요성"…추가 기름통까지 동원
경제 장관 "단기적 공급 위험 없다" 진화에도 민심 불안
유가 급등 우려에 프랑스 곳곳서 주유소 대기행렬
"석유 시장 긴장에 대비 필요성"…추가 기름통까지 동원
경제 장관 "단기적 공급 위험 없다" 진화에도 민심 불안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 우려에 프랑스 주유소에서 벌써부터 대기 행렬이 생기고 있다고 일간 르파리지앵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롤랑 레스퀴르 경제 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중동 전쟁이 '경제적·재정적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지만 프랑스에서는 "가스나 휘발유 모두 단기적 공급 위험은 전혀 없다"며 "주유소로 달려갈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동 전쟁이 나흘째 이어지고 곳곳에서 국제 유가 급등 전망이 제기되면서 일부 불안한 운전자는 미리 대비한다는 마음으로 주유소로 향했다.
프랑스의 소도시 오아즈몽에 있는 대형 마트 앵테르마르셰에는 전날 저녁부터 주유소 앞에 대기 줄이 생겨 급한 고객들은 가격이 더 비싼 독립 주유소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날 아침에도 이 대형 마트의 모든 주유기는 완전가동에 들어갔다.
디디에 씨는 "이렇게 많은 사람을 보는 건 드문 일"이라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기름이 다 떨어져 연료 탱크를 채우러 왔다는 위베르 씨도 "어제 오후에 다른 차량을 주유하러 왔을 땐 사람이 없었다"면서 하루 새 달라진 풍경에 놀라움을 표했다.
다른 지역의 대형 체인 주유소에도 차량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패닉 상태까지는 아니지만 점심시간을 이용해 주유하러 온 운전자들로 주차장 입구까지 빽빽했다.
전광판에 눈에 띄는 가격 급등은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은 이미 가격 인상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영업사원 쥘리앵 씨는 "어떻게 될지 알지 않느냐. 휘발유 가격이 갑자기 오르면 10∼15센트 더 내야 할 수도 있다"며 "미리 대비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간병인 나디아 씨 역시 휴식 시간을 이용해 주유소를 찾았다. 그는 "석유 시장 긴장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미리 준비하는 것"이라며 이날 연료통을 가득 채웠으니 당분간은 안심할 수 있겠다고 했다.
한 퇴직자는 새 기름통 두 개를 준비해 왔다. 그는 "규정 내에서라면 허용된다"며 "수십 통은 안 가져간다. 당분간 쓸 만큼만 가져가는 것"이라고 방어적으로 말했다. 주변에서 몇몇은 이 퇴직자에게 비난하는 듯한 시선을 보냈다.
오아즈몽의 앵테르마르셰에서도 한 운전자가 휴대용 기름통에 기름을 채우는 고객들을 향해 "그럴 권리가 없다"고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모습을 본 79세의 드니스 씨는 "사람들이 불안해한다. 나도 조심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아즈몽 근처의 한 까르푸 마켓에서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몰리는 바람에 무연 휘발유가 동나기도 했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전세계 석유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에브라힘 자바리 장군은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모든 선박을 침몰시키고 단 한 방울의 석유도 수출되지 못하게 막아 국제 유가를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게 만들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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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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