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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은 주문했는데 못받아"…은거래소 대표 3년만에 유죄

중앙일보

2026.03.03 12:00 2026.03.03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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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주문한 제품을 고의로 늦게 보내고 환불을 지연한 한국은거래소 대표가 지난 1월 유죄를 선고 받았다. 한국은거래소 홈페이지 캡처

소비자가 주문한 ‘은’을 배송하지 않거나 환불을 지연한 혐의를 받는 김동민 한국은거래소 대표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은 지난 1월 22일 사기 혐의를 받는 김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피해자들에게 각각 100만~1600만원 사이의 배상금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관련 피해가 경찰 등에 접수된 지 약 3년 만에 나온 1심 선고다.

‘은’을 주문하고도 배송을 받지 못한 소비자들은 2023년 초부터 한국소비자원 등에 관련 내용을 신고했다.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총 43건에 달했다. 대부분 주문한 제품을 보내주지 않거나, 배송 지연 등을 사유로 구매를 철회할 경우 환급을 미룬 경우 등이었다. 이에 2023년 12월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들에게 “한국은거래소를 이용하지 말라”고도 권고했다.

경찰도 관련 수사를 이어갔지만, 2023년과 2024년 각각 두 차례 김 대표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법인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범행 의도도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정상 처리 주문 건수가 피해 건수보다 많다는 점도 “고의성이 없다”는 판단의 근거가 됐다. 당시 거래소 측도 “은 시세가 갑자기 올라 물건을 못 들여오고 있다”는 이유를 댔다. 한국은거래소는 은뿐 아니라 금괴와 귀금속류를 유통 및 판매하는 인터넷쇼핑몰이다.

김용남(63·가명)씨의 한국은거래소 주문내역. 김씨는 한국은거래소 홈페이지에서 골드바 10g 11개와 실버바 100g 2개를 주문하고, 업체 계좌로 약 1606만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김씨에게 돌아온 건 ‘미입금’ 알림뿐이었다. 사진 독자

하지만 관련 신고는 지속 접수됐고, 경찰은 재수사에 나섰다. 결국 한국은거래소가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서도 지속적으로 사업체를 운영한 정황을 발견했고, 경기 남양주북부경찰서는 2024년 10월 7일 김 대표를 검찰에 송치했다. 한국은거래소는 2025년 1월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영업정지’ 처분도 받았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의정부지방검찰청 남양주지청은 같은해 4월 김 대표를 기소했다.

영업정지 처분 뒤에도 한동안 홈페이지에서는 금·은 제품 거래가 이루어졌다. 재판부는 “김 대표가 당초 수사를 받았음에도 원자재의 조달이나 환불처리에 대비한 여유자금 확보 등 관련 조치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채 피해자들로부터 구매대금을 받았다”며 “이러한 대금으로 다른 주문 취소 금액을 환불해주며 사실상 ‘돌려막기’를 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계속되는 적자로 인해 사업 계좌나 사무실 집기 등에 대해 압류조치까지 이루어졌었기 때문에 정상적 환불 처리를 해줄 수 없다는 사정을 김 대표 본인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구매대금을 편취할 의사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 대표가 “피해자들을 비롯한 다수의 고객이 주문한 제품을 정상적으로 확보하거나 배송하지 않았다”고도 판시했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과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중앙포토

이에 그간 소송 등을 진행하지 않았던 다른 소액 피해자들도 모여 김 대표에 대한 추가 고소를 검토 중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피해자는 3일 중앙일보에 “소액이라 소극적 대응을 했었는데, 피해자가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며 “피해자들을 모아 고소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 측은 1심 판결에 불복, 지난 1월 28일 항소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3일 통화에서 “항소 이유는 비공개이고, 재판 결과에 대한 추가 입장도 없다”고 밝혔다.



김정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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