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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다 "李 대통령 뒷받침" 외친다…친명 머리아픈 與경기 경선

중앙일보

2026.03.03 12:00 2026.03.03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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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민주당 의원(왼쪽)은 경기지사 경선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후보로 분류된다. 사진은 지난 2024년 9월 9일 이 대통령이 민주당 당 대표 시절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당시 한준호 최고위원과 대화하던 모습. 김성룡 기자.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경선을 앞두고 예비후보들 사이에선 누가 진짜 친명이냐를 가리는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김동연 현 경기지사와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한준호 민주당 의원 등 주요 후보들이 모두가 “이재명 대통령을 뒷받침할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하나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출판기념회에는 이들 3인방과 권칠승 의원, 양기대 전 의원 까지 경기지사 희망자들이 전원 출석했다.

지난달 22일 경인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2월 19~20일, 무선전화면접,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의 민주당 지지층 대상 경기지사 적합도에서 추 위원장 35%, 김 지사 28%, 한 의원 15%로 나타났다. 전체 경기도민 대상 조사에선 김 지사 27%, 추 위원장 21%, 한 의원 8%였다.

‘이재명 마케팅’ 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사람은 한준호 의원이다. 한 의원은 이 대통령이 2022년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수행실장을 맡아 거리를 좁혔고, 지난 1월에는 볼리비아 특사 활동 공로로 이 대통령이 제작한 첫 감사패를 받아 ‘대통령이 챙기는 사람’임을 확인했다. 지난 2일에는 친명계의 상징적 인물인 박찬대 의원과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의 출판기념회에 연이어 참석한 뒤 인천 계양을에서 함께 한 3자 만찬을 공개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한 의원이 상대적으로 인지도는 약하지만, 지지층이 겹치는 김병주 의원이 출마를 포기한 뒤로 ‘뉴이재명’ 지지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해 6월 2일 경기도 스타필드 하남점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추미애 골목골목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으로부터 전국 곳곳의 민심을 담은 골목수첩을 전달받아 들어 보이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 대통령과의 ‘히스토리’ 부문에선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도 밀리지 않는다. 추 위원장은 지난 2018년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 친문 전해철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과 맞붙어 강성 친문(친문재인)그룹의 공세를 당할 때도 당 대표로서 균형을 잡았고, ‘명낙(이재명·이낙연) 대전’으로 불렸던 2021년 20대 대선 후보 경선에선 후보 중 유일하게 이 대통령을 엄호해 ‘명·추(이재명·추미애) 연대’라는 말을 들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민주당 인사는 “이 대통령도 추 위원장에게 고마워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추 위원장은 최근 법사위를 당·정·청과 충분한 협의 없이 독불장군처럼 운영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추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페이스북에 “법사위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에 발맞춰 제도는 더욱 정교하게, 절차는 더욱 단단하게 추진하겠다”는 글을 썼다. 같은 날 “이 대통령의 분명하고 단호한 정책 방향이 부동산 시장에 확실히 전달되고 있다”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최근 사법개혁 3법 강행 처리도 추 위원장은 이 대통령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김 지사는 최근 변화가 뚜렷하다. 김 지사는 최근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부동산ㆍ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을 평가하며 “이재명 정부를 뒷받침하겠다”는 글을 여러 차례 올렸다. 지난 2일 수원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는 “당원들에게 교만했다”며 큰절로 사과까지 했다. 과거 이 대통령과 간극이 큰 인사들을 영입해 “김동연의 경기도는 비명계 망명지”(민주당 관계자)라고 불리기도 했고, 이재명 지사 시절 정책을 대폭 수정해 차별화 시도라는 평가도 받았었다. 그러나 김 지사 측은 “당내 비판을 오랜 기간 성찰해 변화를 시도중”이라고 말했다.
국회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해 4월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후보를 확정한 김동연 경선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 지사 마저 친명을 자처하자 한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김 지사님, 지난해 이 대통령 임기를 단축하는 개헌안에 진심이었느냐”는 견제구를 날렸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달 27일 SBS라디오에서 “(김 지시가)가 경기도지사가 되고 나서, 선거를 도와준 사람들을 하나도 안 챙기셨다”고 말했다. 그러자 당내에선 “김 부원장이 ‘친명 감별사’역을 자처하며 한 의원을 거들고 있다”(수도권 3선 의원)고 꼬집었다.

세 후보 사이의 찐명 경쟁이 과열되자 친명계 의원들의 속내도 복잡해지고 있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마음은 한 의원에게 가지만 인지도와 지지율이 따라오지 못하니 고민”이라고 했다. 친명계 중진 의원은 “추 위원장과 같은 강경파가 경기지사 후보가 되면 서울시장에서 여권 견제론이 불 수도 있다”며 “김 지사가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또 다른 친명계 재선 의원은 “김 지사는 선거에서 이기면 또 비명계가 될 것이다. 신뢰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며 “차라리 추미애가 낫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경기지사 경선은 권 의원과 양 전 의원까지 포함한 5인 경선에서 1차 투표로 3인을 압축한 뒤, 2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을 치른다. 여권 관계자는 “결국 과반을 득표해야 승리할 수 있어, 모든 후보가 명심에 기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박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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