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경선을 앞두고 예비후보들 사이에선 누가 진짜 친명이냐를 가리는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김동연 현 경기지사와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한준호 민주당 의원 등 주요 후보들이 모두가 “이재명 대통령을 뒷받침할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하나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출판기념회에는 이들 3인방과 권칠승 의원, 양기대 전 의원 까지 경기지사 희망자들이 전원 출석했다.
지난달 22일 경인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2월 19~20일, 무선전화면접,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의 민주당 지지층 대상 경기지사 적합도에서 추 위원장 35%, 김 지사 28%, 한 의원 15%로 나타났다. 전체 경기도민 대상 조사에선 김 지사 27%, 추 위원장 21%, 한 의원 8%였다.
‘이재명 마케팅’ 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사람은 한준호 의원이다. 한 의원은 이 대통령이 2022년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수행실장을 맡아 거리를 좁혔고, 지난 1월에는 볼리비아 특사 활동 공로로 이 대통령이 제작한 첫 감사패를 받아 ‘대통령이 챙기는 사람’임을 확인했다. 지난 2일에는 친명계의 상징적 인물인 박찬대 의원과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의 출판기념회에 연이어 참석한 뒤 인천 계양을에서 함께 한 3자 만찬을 공개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한 의원이 상대적으로 인지도는 약하지만, 지지층이 겹치는 김병주 의원이 출마를 포기한 뒤로 ‘뉴이재명’ 지지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의 ‘히스토리’ 부문에선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도 밀리지 않는다. 추 위원장은 지난 2018년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 친문 전해철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과 맞붙어 강성 친문(친문재인)그룹의 공세를 당할 때도 당 대표로서 균형을 잡았고, ‘명낙(이재명·이낙연) 대전’으로 불렸던 2021년 20대 대선 후보 경선에선 후보 중 유일하게 이 대통령을 엄호해 ‘명·추(이재명·추미애) 연대’라는 말을 들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민주당 인사는 “이 대통령도 추 위원장에게 고마워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추 위원장은 최근 법사위를 당·정·청과 충분한 협의 없이 독불장군처럼 운영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추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페이스북에 “법사위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에 발맞춰 제도는 더욱 정교하게, 절차는 더욱 단단하게 추진하겠다”는 글을 썼다. 같은 날 “이 대통령의 분명하고 단호한 정책 방향이 부동산 시장에 확실히 전달되고 있다”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최근 사법개혁 3법 강행 처리도 추 위원장은 이 대통령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김 지사는 최근 변화가 뚜렷하다. 김 지사는 최근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부동산ㆍ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을 평가하며 “이재명 정부를 뒷받침하겠다”는 글을 여러 차례 올렸다. 지난 2일 수원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는 “당원들에게 교만했다”며 큰절로 사과까지 했다. 과거 이 대통령과 간극이 큰 인사들을 영입해 “김동연의 경기도는 비명계 망명지”(민주당 관계자)라고 불리기도 했고, 이재명 지사 시절 정책을 대폭 수정해 차별화 시도라는 평가도 받았었다. 그러나 김 지사 측은 “당내 비판을 오랜 기간 성찰해 변화를 시도중”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 마저 친명을 자처하자 한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김 지사님, 지난해 이 대통령 임기를 단축하는 개헌안에 진심이었느냐”는 견제구를 날렸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달 27일 SBS라디오에서 “(김 지시가)가 경기도지사가 되고 나서, 선거를 도와준 사람들을 하나도 안 챙기셨다”고 말했다. 그러자 당내에선 “김 부원장이 ‘친명 감별사’역을 자처하며 한 의원을 거들고 있다”(수도권 3선 의원)고 꼬집었다.
세 후보 사이의 찐명 경쟁이 과열되자 친명계 의원들의 속내도 복잡해지고 있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마음은 한 의원에게 가지만 인지도와 지지율이 따라오지 못하니 고민”이라고 했다. 친명계 중진 의원은 “추 위원장과 같은 강경파가 경기지사 후보가 되면 서울시장에서 여권 견제론이 불 수도 있다”며 “김 지사가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또 다른 친명계 재선 의원은 “김 지사는 선거에서 이기면 또 비명계가 될 것이다. 신뢰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며 “차라리 추미애가 낫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경기지사 경선은 권 의원과 양 전 의원까지 포함한 5인 경선에서 1차 투표로 3인을 압축한 뒤, 2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을 치른다. 여권 관계자는 “결국 과반을 득표해야 승리할 수 있어, 모든 후보가 명심에 기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