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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모 때문에 미쳐"…기사 일자리 위협하는 운전실력, 어떻길래

중앙일보

2026.03.03 12:00 2026.03.03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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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한 주차장에서 구글 자회사 '웨이모' 로보택시가 줄지어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피어39 인근의 한 주차장. 아침 일찍부터 로보택시 20여 대가 고요히 줄지어 서 있었다. 오전 7시가 되자 갑자기 선두 차량의 전조등이 켜지더니 어디론가 스스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두 번째·세 번째 차량도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그 뒤를 따랐다. 구글 자회사 ‘웨이모(Waymo)’의 로보택시 ‘출근길’이다.

출장을 위해 샌프란시스코를 찾았다는 한국인 이모(34)씨는 “매년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지만 이런 풍경은 처음 본다”며 “이제 로보택시가 일상적인 교통수단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웨이모는 지난 2024년 6월 샌프란시스코 전역에서 일반인 대상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만 800대 이상이 운행 중이며, 누적 주행거리는 지난달 기준 2억 마일(약 3억2000만㎞)을 넘어섰다. 차량공유 서비스 리프트(Lyft)의 운전기사인 존 프레디는 “웨이모 때문에 미칠 지경”이라며 “인정하기 싫지만, 웨이모는 내 일자리를 위협하는 굿 드라이버”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약 30분간 웨이모를 직접 타봤다. 앱으로 호출한지 6분 만에 도착한 웨이모는 뒷좌석 화면의 'Start Ride' 버튼을 누르자 곧장 운행을 시작했다. 이영근 기자
이날 산타클라라에서 웨이모에 30분간 직접 탑승해봤다. 앱으로 차량을 호출하자 6분 만에 로보택시가 도착했다. 지붕 위에 장착된 라이다(LiDAR) 센서가 360도로 회전하며 주변을 탐지하고 있었다. 뒷좌석 화면의 ‘스타트 라이드(Start Ride)’ 버튼을 누르자 텅 빈 운전석의 핸들이 스르르 돌아가며 주행이 시작됐다. 처음엔 긴장한 채 전방을 주시했지만, 곧 평소처럼 스마트폰으로 시선을 옮겼다.


웨이모는 시속 10~35마일(약 16~56㎞/h) 범위에서 매끄럽게 달렸다. 좌우로 회전할 때는 먼저 방향지시등을 켜고 천천히 1차선으로 이동한 뒤, 부드럽게 코너를 돌아나갔다. 비보호 좌회전 구간에서 앞차가 머뭇거릴 때는 주변 차량 흐름을 계산해 차선을 바꾸고 교차로를 통과했다.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 노숙인이 갑자기 무단횡단을 시도하기도 했다. 웨이모는 차량 앞 장애물을 미리 감지한 듯 부드럽게 감속했다. 급브레이크도, 경적도 없었다.


현재 웨이모는 미국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 댈러스·휴스턴·샌안토니오·올랜도 등 4개 도시를 추가해 현재 10개 주요 도시에서 운행하고 있다. 2026년 영국 런던 진출 계획을 공식화했으며, 일본 도쿄에서도 시험 운행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구글의 한국 정밀지도 데이터 국외반출 신청 일지


고정밀지도 국외 반출 허용…웨이모, 자율주행 ‘해답지’ 얻나

한국 진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정부가 고정밀지도 국외 반출을 승인하면서다. 지난달 27일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을 포함해 8개 부처로 구성된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는 구글이 신청한 1대5000 축척 지도의 해외 반출을 허가했다.

이번 조치로 웨이모가 자율주행의 핵심 인프라인 고정밀지도를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선과 도로 시설물 정보가 담긴 고정밀지도는 자율주행을 위한 ‘해답지’ 역할을 한다. 웨이모가 구체적인 한국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힌 적은 없지만, 기술적 빗장이 풀린 만큼 한국 진출은 전략적 선택의 문제가 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진도 한국교원대 교육정책학과 교수는 “고정밀지도 반출 허용으로 국내 기업이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더 불리해질 수 있다”며 “모빌리티 등 핵심 산업에서 국가가 통제권을 갖는 독자적 인공지능(AI), 이른바 ‘소버린 AI’를 키울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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