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골프장에서 코스 관리 중 발견된 싱크홀이 알고 보니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와인 저장고였던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과 ITV 등 외신에 따르면 맨체스터 트래퍼드 소재 '데이비흄 파크 골프클럽(Davyhulme Park Golf Club)'은 최근 공식 SNS를 통해 13번 홀 티박스 인근 지하에서 거대한 과거 유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최초 발견자인 골프장 코스 부관리자 스티브 홉킨스는 당초 13번 홀 인근의 작은 싱크홀을 단순한 배수관 파손 때문에 생긴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보수를 위해 굴착기로 땅을 파 내려가자 정교하게 쌓인 벽돌 터널 입구와 함께 아치형 천장을 갖춘 대형 지하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홉킨스가 직접 내부를 확인한 결과 그곳은 빅토리아 시대의 와인 저장고였다. 먼지가 가득 쌓인 공간 곳곳에는 라벨이 없는 검은색 유리병 수백 개가 벽돌 더미와 함께 흩어져 있었다.
골프장 측은 "100년 넘은 역사적인 와인과 포트와인 병들이 가득했다"며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조사 결과 이 지하 공간은 1888년 철거된 대저택 '데이비흄 홀(Davyhulme Hall)'의 일부로 파악됐다. 12세기부터 흄 가문이 소유했던 이 저택은 1911년 부지에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땅속에 묻혔다.
무엇보다 현지에서 화제가 된 것은 이번에 싱크홀이 발생한 13번 홀의 별칭이 이전부터 '더 셀러스(The Cellars·저장고)'였다는 사실이다. 그간 회원들 사이에서는 "13번 홀 아래에 유령이 나오는 비밀 저장고가 있다"는 농담 섞인 괴담이 전설처럼 내려오기도 했다.
골프장 관계자들은 "이 장소의 과거 내력이 완전히 잊히지 않고 이름과 소문으로나마 전해져 왔던 것 같다"며 "오래전부터 전해오던 얘기가 실제 사실로 밝혀져 소름이 돋을 정도"라고 전했다.
현재 해당 구역은 역사학자와 구조 엔지니어들의 정밀 조사를 위해 통제된 상태다. 일부 회원들은 이 공간을 새로운 명소로 개방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발견된 병들이 19세기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