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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들이받는 스페인…무역중단 위협에 "국제법 지켜라"

연합뉴스

2026.03.03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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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좌파 산체스 정부, 이란 공격에 스페인 군기지 사용 반대 '트럼프에 맞서 국내 좌파 결집' 지적도
트럼프 들이받는 스페인…무역중단 위협에 "국제법 지켜라"
중도좌파 산체스 정부, 이란 공격에 스페인 군기지 사용 반대
'트럼프에 맞서 국내 좌파 결집' 지적도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지속해서 마찰을 빚은 스페인에 무역 전면 중단을 위협하자 스페인은 국제법을 지키라고 맞받았다.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스페인과의 모든 무역을 중단할 것"이라며 "우리는 스페인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스콧(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에게 스페인과 모든 거래를 끊으라고 했다"며 자신에게 모든 스페인산 상품에 금수 조치를 내릴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배석한 베선트 장관도 미 무역대표부(USTR)와 상무부에 스페인에 대한 제재 조치 검토를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은 끔찍하다"면서 스페인이 미국의 이란 공격에 스페인 군기지 사용을 불허한 점과 스페인이 국내총생산(GDP)의 5%로 국방비를 증액하기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약속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이란의 보복 공습이 이어진 가운데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정부는 이란에 대한 공격에 카디스의 로타 해군기지와 세비야의 모론 공군기지 사용을 차단했다. 이들 기지는 스페인에서 대서양 동맹 관계의 상징적 역할을 해온 곳이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은 지난 2일 기지 사용을 위해 미국과 체결한 협정은 국제법 틀 안에서의 작전만 허용한다고 말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외무장관은 "우리는 협정에 없거나 유엔 헌장에 부합하지 않는 어떤 일에도 우리 기지를 빌려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직격에 스페인 정부는 바로 성명을 내 반박했다.
스페인 정부는 미국이 민간 기업들의 자율성과 국제법, 미·유럽연합(EU)간 무역 합의를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금수 조치에 따른 충격을 제한하고 영향받는 부문을 지원할 수 있는 자원이 있다면서도 파트너들과 자유무역 및 경제협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스페인은 세계 최대 올리브유 수출국이며 미국에 자동차 부품과 철강, 화학 제품도 수출한다. 다만,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교하면 트럼프 위협에 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스페인을 상대로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스페인은 또한 자국이 나토와 유럽 방위를 위한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중도좌파 성향의 산체스 정부는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와 지속적으로 마찰을 빚어 왔다.
앞서 이스라엘로 무기를 운송하는 선박의 스페인 항구 정박을 거부했고 나토가 유럽 자력 방위를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GDP 5%로 방위비 증액을 약속할 때도 끝까지 반대 의견을 냈다.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에도 '국제법과 유엔 헌장 원칙에 따른 행동'을 촉구했다.
유럽 전문 매체 유락티브는 이를 두고 산체스 총리가 트럼프와 대결함으로써 통해 국내 좌파 세력을 결집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스페인 싱크탱크 레알 엘카노 연구소의 펠릭스 아르테아가 선임 분석가는 산체스 총리가 미국의 군기지 사용을 막는 것은 '트럼프에 맞서는 대표적인 유럽 지도자'로서 자신을 내세우는 전략에 들어맞는다면서 이는 국내 좌파 세력을 통합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페인 내 보수 야권은 이를 '고립주의'로 비난하고 있다.
스페인 한 고위 외교관은 유락티브에 "외교 정책 관점으로 산체스의 태도는 재앙이지만, 그는 이로부터 국내에서 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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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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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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