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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경에서] 분노·걱정에 귀국하는 사람들도…"마지막까지 싸울것"

연합뉴스

2026.03.0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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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국경접한 튀르키예 동쪽 끝 검문소…20~30대 청년들 눈에 띄어 "전쟁에 돌아가는 것, 필요한 곳에 기꺼이 참여"…"가족 죽었는지 살았는지"
[이란 국경에서] 분노·걱정에 귀국하는 사람들도…"마지막까지 싸울것"
이란과 국경접한 튀르키예 동쪽 끝 검문소…20~30대 청년들 눈에 띄어
"전쟁에 돌아가는 것, 필요한 곳에 기꺼이 참여"…"가족 죽었는지 살았는지"

(카프쾨이·반[튀르키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약 560㎞에 달하는 이란과 튀르키예 국경에 설치된 검문소 3곳 중 하나인 카프쾨이 검문소.
3일(현지시간) 나흘째 이어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맹폭을 피하려는 이란인들이 튀르키예로 밀려드는 가운데서도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듯 모국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도 가끔씩 눈에 띄었다.
피란민들은 갓난아이부터 노인까지 연령대와 성별이 다양했지만, 귀국길에 오른 이들은 20∼30대의 젊은 남성이 많은 것도 특이했다.
뺨과 턱에 수염이 덥수룩한 청년 이스마일은 인터뷰를 요청받자 얼굴을 가리던 빨간색 스카프를 내리더니 "우리나라에 전쟁이 났기 때문에 돌아가는 것"이라며 "내가 필요한 곳에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스마일은 자신이 튀르키예 국적이지만 이란인 핏줄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튀르키예에서 친구와 만나고 있었는데, 공격이 시작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슬프기도 하고 분노가 치솟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이스마일은 "이란은 수천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고, 미국 같은 제3국이 우리의 행복을 앗아갈 수는 없다"며 연고가 있는 타브리즈에 가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자도자가 폭사했을 때 해외에 체류하는 일부 이란인들이 환호했다는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에 "그런 사람들은 이란인이 아니고, 애국심이 없는 것"이라고 잘랐다.
친구 메흐디와 함께 검문소 입국장으로 향하던 르자는 "안탈리아에 놀러 갔다가 돌아가고 있다"며 "우리의 마지막 피 한 방울이 흐를 때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르자는 "이란에서 이미 군복무를 마쳤는데, 국가가 부른다면 다시 싸울 생각"이라며 "전혀 무섭지 않다"고 강조했다.
메흐디는 "가족과 연락이 되지 않아서 고향으로 돌아가서 확인하려는 것"이라고만 말했다.
독일 베를린에 체류하다가 테헤란 고향집으로 돌아간다는 페이만은 "미국의 폭격이 시작되고 나서 엄마랑 딱 한 번 밖에 통화를 못 했다"며 "지금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겠고, 돌아가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페이만은 이란 안팎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느끼는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페이만은 하메네이에 대해 "그 사람은 나에게 최고지도자가 아니었다"라며 반감을 표하면서도 "그가 죽어서 뭔가 좋아진 것 같지만, 지금 이렇게 일이 전개되는 것이 과연 맞는 방향인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헷갈린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귀국하면 언제 다시 외국으로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마도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란 지도부는 하메네이 사망 이후에도 결사항전을 다짐하면서 중동 주변국의 미군기지로 탄도미사일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이란 군사·안보 총괄권을 가진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전날 "트럼프의 망상이 이 지역을 불필요한 전쟁으로 끌어들였다"며 "미국과 달리 이란은 장기전에 대비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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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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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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