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교전 범위가 날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심 시설에 대한 타격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란은 외교·민간 인프라 등으로 공격 범위를 넓히며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 기구인 전문가회의 청사에 대한 공습을 진행했다. 이 청사는 이란 중부 종교도시 콤에 위치해 있다. 다만 이란 현지 매체에 따르면 폭격 당시 해당 장소에서 회의가 진행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성직자 88명으로 구성된 전문가회의는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를 선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데, 이날 회의를 화상회의로 진행하며 화를 피했다.
이날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은 이란 내 여러 핵심 목표물에 대해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AFP통신은 “이스라엘군은 핵무기 부품을 비밀리에 개발하는 곳으로 추정되는 이란의 한 지하 핵시설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지하 핵시설을 ‘민자데헤’로 지칭하며 “이란 핵 과학자 그룹이 핵무기용 핵심 부품을 개발하기 위해 비밀리에 활동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중부 이스파한 내 탄도 미사일 발사기지와 저장 창고 수십 곳도 타격을 받았다.
교전 발발 직후부터 주요 표적이 된 수도 테헤란은 이날도 집중 폭격을 받았다. 테헤란 메흐라바드 국제공항도 공습을 받고 불길에 휩싸였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대리세력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개입을 이유로 레바논에 지상군도 전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북부사령부가 전진해 (레바논) 주요 지형을 장악했으며 우리 주민과 (헤즈볼라의) 위협 사이에 완충지대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은 이날 “미군은 지금까지 이란 내 약 2000여 개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에 대한 24시간 공습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란의 방공망을 심각하게 약화하고 이란의 탄도 미사일, 드론 수백 대를 파괴했다”고 덧붙였다. 미군은 현재 전략폭격기 B-1·B-52 폭격기, 스텔스 전투기 F-35 등을 투입해 이란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시설과 무기고, 미사일 개발 복합단지 등을 타격 중이다.
이란도 반격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역내 미군 기지, 외교 공관을 사정권에 두고서다. IRGC는 4일 “이스라엘 국방부 청사와 텔아비브 등 주요 도시의 여러 군사 시설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탄도 미사일을 동원해 중동 지역 내 가장 큰 미군 시설이 있는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군기지도 타격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주재 미국 영사관 인근에서도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주재 미국 대사관이 드론 공격을 받은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다.
인접 중동 국가 민간 시설에 대한 이란의 무차별 공습은 이날도 이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란과 그 대리 세력들은 교전 발발 이후 지금까지 미사일·드론을 동원해 10여 개 주변국에 있는 약 2000㎞ 범위의 목표물들에 1000여 회 폭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UAE·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등 주변 국가의 민간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 UAE 당국은 이날 “이란의 탄도미사일 174발 중 161발을 파괴했으며 나머지는 바다로 추락했다”며 “또 이란 드론 689대 중 645대를 요격했고 이란의 순항미사일 8발을 파괴했으며 그 과정에서 약간의 부수적 피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교전이 이어지며 양측의 인명 피해도 누적되고 있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이날 “공습으로 최소 787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만큼은 아니지만 미국·이스라엘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CNN에 따르면 이번 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에서는 최소 10여 명이 사망했고 2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미 중부사령부는 전날 X(옛 트위터)에 “미 동부시간 2일 오후 4시 현재 미군 장병 6명이 전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