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코스피가 4일 장중 12% 넘게 폭락했다. 거래를 일시 중지하는 ‘서킷브레이커’는 이날 역대 7번째로 발동했다. “코스피 6000”을 외치며 환호하던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주식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거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코스피가 그간 너무 오르기만 해서, 중동 전쟁과 맞물려 조정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겠다는 관측을 하고 있다”며 “장기화할 경우 주식 시장 방어를 위한 대책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식 시장이 무너지면 그간 올랐던 거는 말짱 도루묵”이라며 “코스피 지수에 선거 승패가 달려있다”고 했다.
그간 여권은 주식 시장이 연일 호황을 이어가자 이를 이재명 정부의 대표적 치적으로 내세웠다. 민주당 산하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는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특별위원회’로 명칭을 바꾸면서 “꿈에 그리던 코스피 5000시대를 열었다. 주식 역사상 최초이며 위대한 승리”(정청래 대표)라고 자축했다. 지난해 7월 국회를 통과한 1차 상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지난달 25일 3차 상법 개정안까지 통과시키면서 주식 시장 활성화에 진심인 모습도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본인의 분당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 대통령이 주택을 판 자금으로 ETF를 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언급하는 등 여권 지도층이 나서 ‘부동산→주식 시장’으로의 투자 자금 이동을 유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코스피가 이틀 연속 폭락하자 4일 민주당은 말을 아끼고 있다. 전날 ‘증권 시장 개장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갔다”고 말했던 정청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주식 관련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도 “공급을 늘리고 투기를 뿌리 뽑는 입법을 통해 부동산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부동산 시장 정상화만 거론했다.
민주당은 주식 시장 방어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과도한 불안 심리가 확대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고, 필요한 경우 100조원 이상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이 신속히 시행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100조원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은 정책금융기관에서 13~14조원, 민간금융기관에서 일정 규모로 자금을 모아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기업에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원내 관계자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필요하면 중동 진출 기업에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