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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필리핀 정부에 수감 중인 ‘마약왕’ 한국 임시 인도 요청

중앙일보

2026.03.03 22:43 2026.03.0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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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4일 필리핀 마닐라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4일 마닐라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필리핀은 니켈, 코발트 같은 핵심 광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은 반도체와 전기·전자 등 첨단 산업 제조 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상호보완적 산업 구조를 바탕으로 양국은 높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에선 한국과 필리핀 사이에 7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HD현대중공업과 필리핀 기술교육 및 개발청(TESDA)은 조선산업 기술 발전 협력 MOU를 맺고 숙련된 조선 인력 양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머지않아 수빅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은 필리핀에서 생산된 제품을 다시 한 번 세계 시장으로 실어 나르며 새로운 무역의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수빅 조선소를 임차해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필리핀을 국빈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마닐라에서 인권변호사 시절 인연을 맺은 필리핀 노동자 아리엘 갈락 씨와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

포럼에는 한국 기업인으로는 신동빈 롯데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이형희 SK 부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김원경 삼성전자 사장, 정대화 LG전자 사장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필리핀 측에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기업인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 노동자 아리엘 갈락 씨와 만났다고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변호사 시절인 1992년 한국 공장에서 일하다가 사고를 당하고도 보상을 받지 못한 채 필리핀으로 귀국한 갈락 씨 사연을 접하고, 산업재해보상 재심 절차를 도왔다. 갈락 씨는 결국 산재보상금을 받을 수 있었다. 이 대통령은 『이재명 자서전』에서 당시 갈락 씨에게 보상금을 송금했던 일을 적었는데 “기쁘다기보다 그날따라 내 굽은 팔은 더 많이 아팠고 술은 더 많이 마셨던 것 같다”고 썼다.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화동들에게 꽃다발을 전달 받고 있다. 뉴스1

갈락 씨는 이번에 이 대통령을 만나 “사고를 당했지만 늘 좋은 한국 기억을 갖고 있다”며 “당시 (이 대통령이) 변호사로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줘 감사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갈락 씨 사건 후 정부 제도가 바뀌어 이제는 보상과 치료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동포간담회에 참석해 필리핀 내 한국인 대상 범죄자에 대한 엄벌을 강조했다. 필리핀에서 징역 60년형을 받고 수감 중인 ‘마약왕’ 박모씨를 언급하며 “한국 사람 3명을 살해했다고 하고, 교도소 안에서 지금도 대한민국으로 마약을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며 “(필리핀에) 임시 인도를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2015년 필리핀에서 피살된 지익주 씨 사건도 언급하며 “(주범 중 한 명인 필리핀 경찰을) 빨리 잡아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아세안과 AI·원전 협력 확대


이 대통령은 동포간담회를 끝으로 1~4일 싱가포르·필리핀 순방을 마쳤다. 인공지능(AI)·원전 등 협력의 무대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으로 넓혔다.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선 3억 달러(4443억원) 규모의 AI 글로벌 펀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정부는 글로벌펀드를 통해 아세안 지역에 18억 달러 규모, 19개 펀드를 운영해왔는데 AI에 특화된 펀드로 규모를 더 키우겠다는 것이다. 펀드는 한국과 싱가포르 AI 기업에 투자된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EMA)은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의 기술 교류와 협력을 위한 MOU도 맺었다. 필리핀과는 기존 바탄 원전 협력에 더해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서도 협력을 하기로 한 부분이 성과다.



윤성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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