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인공지능(AI)’ 산업이 부상하면서 ‘엣지 AI 반도체’가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자율주행차·휴머노이드 로봇 등 물리 환경에서 AI가 즉각적으로 판단하고 동작해야 하는 피지컬AI 산업이 확산하면서, 데이터센터 대신 현장(Edge)에서 연산을 처리하는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경기 성남 가천대 비전타워 컨벤션홀에서 ‘CES 2026 팹리스 서밋 코리아’가 열렸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쇼(CES 2026)’의 주요 흐름을 공유하고 AI 반도체 산업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윤원중 가천대 부총장, 김용석 가천대 반도체교육원장, 최우혁 산업통상자원부 부첨단산업정책관, 김경호 한국팹리스산업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로봇·차량 등 산업별 맞춤형 AI 칩 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장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발표가 이어졌다. 특별강연에 나선 정지훈 DGIST 교수는 “CES에서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들이 공통으로 강조한 메시지는 피지컬 AI가 단일 기업의 역량만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거대한 산업이라는 점”이라며 “AI 반도체뿐 아니라 센싱·제어·구동 등 관련 산업 전반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팹리스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진단하고 전략을 공유했다.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설계 기업 보스반도체의 박재홍 대표는 “로봇에 들어가는 핵심 기술은 자율주행과 상당 부분 겹친다”며 “자율주행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면서 로봇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고 실제 산업 현장 투입도 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영섭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특임교수(전 중소기업청장)는 “엔비디아가 소프트웨어 생태계로 시장을 묶어두는 ‘록인(lock-in)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들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이 종속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 독립군’과 같은 존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