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아들을 둔 직장인 이모(33)씨는 현재 둘째 임신을 계획 중이다. 이씨는 “결혼할 때부터 자녀는 꼭 갖고 싶었는데, 첫 아이 출산 직후 주변에 20대 후반 부모가 거의 없어서인지 더 힘들고 두려웠던 것 같다”며 “아이 덕분에 느끼는 행복이 훨씬 크다는 걸 알게 되고, 어느 정도 육아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자연스럽게 둘째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4년 만에 0.8명대를 회복한 가운데, 이같은 출산율 반등을 이끈 30대 초반 인구(1990년 초·중반생)가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뤄졌던 혼인이 늘면서 올해까지 출산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90년대생 효과’가 걷히고 난 이후에도 기조적인 반등 흐름이 이어지긴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4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연령별 출산율이 가장 높은 구간은 30~34세다. 30대 초반 인구 1000명 중 73.2명이 지난해 출산을 했는데, 전년 대비 2.9명 늘어난 수치다. 이어 35~39세(52명), 25~29세(21.3명), 40~44세(8.5명) 순이었다.
30대 초반 출산율이 높은 건 우선 가임 인구 자체가 늘어서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30~34세 여성 인구는 2021년 9000명 증가를 기점으로, 2022년~2025년까지 3만 명대 증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1990년대 초·중반에 태어난 2차 베이비붐(에코붐) 세대가 30대에 진입한 영향이다.
출산의 선행 지표로 여겨지는 혼인 건수도 늘었다. 지난해 24만여 건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2023년 1%, 2024년 14.8%에 이어 3년 연속 플러스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여파에 미뤘던 혼인 건수가 최근 누적된 만큼 당분간 출산율 반등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다만 인구 감소세를 고려하면 출산율 상승세가 이어지긴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20대 후반 인구는 전년 대비 3만3000명 줄었다. 2022년부터 4년 연속 감소세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인구ㆍ고용동향 보고서’에서 “최근 혼인 증가의 영향으로 올해 강한 출산율 반등이 나타나며 이런 흐름이 203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출산율 재조정 이후 합계출산율은 0.92명 수준의 장기 균형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생아 수도 2028년 28만7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45년엔 20만6000명으로 감소할 것이라 내다봤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5만4500명으로 전년 대비 6.8% 늘었다.
고령 산모 증가에 희망을 걸어볼 만 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결혼 시기가 늦어졌지만 출산까지 걸리는 기간은 짧아지면서 ‘압축 출산’이란 말도 생겨났다. 박현정 데이터처인구동향과장은 “30대 후반의 경우 인구는 전년 대비 줄었지만, 출산율은 증가했다”며 “혼인ㆍ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나 관련 지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되는 만큼 정책적 노력도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