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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향하는 발길 돌리겠다” 서울대 첫 정규 창업반 개강

중앙일보

2026.03.04 00:59 2026.03.04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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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열린 '다학제 창의적 제품개발' 교과목 개강식에서 김영오 서울대 공과대학 학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규림 기자
서울대가 개교 이래 처음으로 신설한 정규 교육과정 내 창업반 ‘다학제 창의적 제품개발’이 4일 개강했다. 의대 쏠림 현상 등 이공계 위기 속에서 공학도들이 창업의 꿈을 펼칠 기회를 제공한단 취지다. 창업반에선 현업자와의 멘토링과 함께 연간 1600만원의 지원금, 숙소, 창업 공간 등이 지원된다.

이날 오후 4시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개강식에서 김영오 서울대 공대학장은 “이번 강의는 단순한 교과목 하나가 아니라 서울대 공대가 지향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이라며 “공대가 앞으로 공학으로 세상에 가치를 창출하는 일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강의는 공대 6개 전공 교수진과 함께 경영대 교수, 경영학 전공 교수와 법무법인 고문 등이 맡는다. 강의 창설을 주도한 교수 겸 벤처기업가 박희재 기계공학부 교수는 “그간 서울대에선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기관별로 나뉘어 학제적 창업 교육이 부족했다”며 “공학뿐 아니라 경제학·경영학·법학 등 창업에 필요한 여러 분야 지식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3일 오후 박희재 교수가 서울대 공과대학 내 마련된 '박희재 창의공간'에서 '다학제 창의적 제품개발' 교과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규림 기자

박 교수는 이번 강의가 우수한 공학 인재들이 의대로 향하는 ‘물길’을 돌려세우고, 기술 중심의 새로운 성공 공식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경쟁률이 3대1에 달할 정도로 참여자 모집 때부터 학생들 반응은 뜨거웠다. 다양한 전공에서 60여명이 지원했고, 공대는 당초 20명으로 설정했던 정원을 늘려 공학도 23명을 최종 선발했다.

선발된 학생들에겐 현업 전문가와의 튜터링이 제공된다. ▶박희재 교수 ▶송재준 크릿벤처스 대표 ▶이제범 다음카카오(전신 아이위랩) 전 공동대표 ▶김준구 네이버 웹툰 대표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등 튜터가 각각 4~5명 학생들을 밀착 지도한다. 4년째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수강생 윤대원(건축학 15학번)씨는 “김동신 대표를 예전부터 만나보고 싶었다”며 “단기간에 스타트업을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킨 노하우가 궁금하다”고 했다.

서울대 공대가 '다학제 창의적 제품개발' 교과목 수강생에게 숙소와 주거비 일부를 지원한다. 이규림 기자
공대뿐 아니라 동문과 관악구, 서울시도 이번 프로그램에 힘을 보탠다. 우선 공대는 희망자에게 숙소와 주거비 일부를 지원한다. 동문과 벤처캐피탈 등이 출연한 후원금으로 학생 1인당 연간 1600만원의 창업지원금도 지급한다. 이밖에 관악구·서울시·서울대가 함께 마련한 관악S밸리 창업지원시설 20곳도 학생들에게 제공된다. 수강생 이석준(항공우주공학 21학번)씨는 “집이 학교에서 멀어 늘 학교 가까이에 사무실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집에 있는 내 방에서 기계 모델을 만들 땐 공간이 부족해 상자가 어지럽게 널려있었는데 이제 걱정 없이 공간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수강생들은 창업을 꿈꾸고 강의에 참여한 이유를 소개하며 서로의 관심사를 확인했다. 피부 분석 기계와 기술 창업을 준비 중인 강채은(기계공학 23학번)씨는“강의에서 생각에만 머물렀던 창업 계획을 직접 실행해보고 싶다”며 “과감하게 창업하고 실패할 준비가 돼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규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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