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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찰 "파두, 美우주업체 발주 중단 숨긴채 상장"

중앙일보

2026.03.04 12:00 2026.03.0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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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파두 본사 모습. 뉴스1

반도체 설계 업체 파두가 코스닥 상장 전 매출 급감을 예상하고도 예상액을 부풀려 ‘뻥튀기’ 상장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 검찰이 “파두가 주요 거래처인 미국 우주항공업체 A사로부터 발주 중단을 통보받고도 이 사실을 은폐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일 중앙일보가 확인한 공소장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는 파두의 주요 거래처 중 하나로 미국 우주항공업체인 A사를 특정했다. 이어 검찰은 공소장에 “A사는 2023년 4월 20일 우주발사체 시험 발사에 실패하자, 한 달 뒤 파두와의 화상회의에서 발주 중단을 통보했다”며 “당시 파두에 대한 A사의 발주는 2022년 8월이 마지막이었다”고 적었다. 2023년 4월 20일은 미국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가 화성 탐사를 위한 로켓인 ‘스타십’의 첫 지구궤도 시험 비행에 나섰지만, 비행 중 폭발하며 실패했던 날이다. 파두는 데이터 센터용 SSD(데이터 보조기억장치)를 스페이스X에도 납품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4월 20일 텍사스 보카치카 발사장에서 스페이스X 스타십 우주선이 발사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검찰은 A사로부터 발주 중단 사실을 통보받은 파두가 “관련 사실을 은폐하고 기존 거래가 유효한 것처럼 허위 자료를 제출해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파두가 제출한 예상 매출 추정치 자료에 A사와 관련된 2023년 4분기 판매 물량이 약 3200대로 예상된다는 이야기를 A사로부터 ‘구두로 전해들었다’고 기재했는데, 이러한 사실은 없었다”는 게 검찰의 조사 결과다.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파두와 A사의 화상 미팅 및 메신저 대화 내용까지 확보”했다.



파두와 그 경영진은 2023년 초 A사와 SK하이닉스 등 거래처들로부터 발주 감소와 관련된 통보를 받고도 이를 숨긴 채 사전 자금조달(프리IPO)을 진행해 기업 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지난해 12월 18일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이 1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실현한 혐의도 있다. 실제 파두는 2023년 8월 코스닥에 상장되기 전 제출한 증권 신고서에서 연간 예상 매출액을 약 1203억원이라고 제시했지만, 225억원에 그쳤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의 모습. 뉴스1

지난달 3일부터 주식 거래가 재개된 파두는 4일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됐다. 향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있다. 투자경고종목은 주가가 단기 급등하는 경우 거래소가 지정해 투자자에게 주의를 주는 제도다. 파두는 지난달 2일 주주 서한을 통해 “회사의 기술·사업, 그리고 임직원들의 노력을 사법리스크 등 과거의 문제에 대한 해석·논란이 가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온전히 미래 성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사회 개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파두 측은 혐의에 대해선 “향후 재판 절차를 통해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관련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은 지난달 26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파두 측이 지난달 10일 공판기일 변경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일정이 조정됐다. 서울남부지법은 오는 19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정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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