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중거리 방공 체계인 천궁Ⅱ가 중동의 첫 실전에서 상당한 전과를 거둔 것으로 4일 나타났다.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 지난해 이라크가 잇따라 천궁Ⅱ를 계약했고, 현재 UAE에서 전력화가 진행 중이다. 이란은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뒤 미사일·드론으로 이스라엘은 물론 UAE를 비롯한 중동 국가를 타격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천궁Ⅱ를 배치한 UAE 측이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작전 중’이라면서 우리의 관련 문의에 답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비공식적으로 ‘천궁Ⅱ의 교전 사실이 있다’고 알리면서 ‘(전과에 대해)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UAE엔 2개 천궁Ⅱ 포대가 배치됐다. 천궁Ⅱ 1개 포대는 다기능 레이더, 교전통제소,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4기로 꾸려졌다. 미사일 발사대는 요격 미사일을 최대 8발 장착할 수 있다.
천궁Ⅱ 2개 포대 중 UAE가 교육·훈련용으로 한국 공군에게서 빌려 간 포대가 방공 작전에 투입됐다. 정부 소식통은 "한국에서 보낸 교관단과 기술진은 전투에 참가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1개 포대는 실전 배치를 앞두고 개량한 레이더를 테스트 중이다. UAE 국방부에 따르면 4일 현재 이란 탄도미사일 534발을 탐지해 이 중 494발을 요격했고(요격률 92.5%), 순항미사일 18발은 모두 떨궜다. 천궁Ⅱ의 정확한 교전 데이터는 나중에 UAE 측이 제공할 전망이다.
방산업계에선 중동지역에서 천궁Ⅱ 체계와 요격 미사일의 추가 주문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미 해군 제5함대가 주둔해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에 피해를 본 바레인이 천궁Ⅱ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톰 샤프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BBC와 인터뷰에서 “이란은 상대적으로 방공 능력이 취약한 바레인을 ‘매력적인 표적’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천궁은 넓은 지역에 방공 우산을 씌워 주는 중거리 방공체계다. 천궁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촘촘하게 짜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의 핵심 자산이다. 천궁은 배치 후 실제 발사 훈련에서 단 한 번도 표적을 놓친 적이 없다.
한국은 천궁 말고도 미국에서 수입한 최신 패트리엇 개량형 PAC-3 MSE를 보유하고 있다. PAC-3 MSE는 최고 요격 고도가 40㎞로 천궁Ⅱ(20㎞)보다 높다. 최대 사거리(90㎞)도 천궁Ⅱ(50㎞)보다 길다.
천궁Ⅱ의 장점은 전방위 교전 능력이다. 천궁Ⅱ의 레이더는 빙빙 돌아가다 탄도미사일을 찾으면 비행 방향으로 돌린 뒤 멈춘다. 천궁Ⅱ 요격 미사일은 발사대에서 튀어나온 뒤 점화해 방향을 목표 쪽으로 튼다. PAC-3 MSE는 레이더와 발사대도 한쪽으로 고정해야만 한다. 천궁Ⅱ 요격미사일은 비행하면서 측추력기(TVC)로 자세와 방향을 조정해 기동성이 PAC-3 MSE를 압도한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천궁Ⅱ 1개 포대는 대략 960억원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패트리엇 2개 포대의 가격은 11억 달러(약 1조 6000억원)다. 1개 포대당 8000억원인 셈이다. 군 당국은 천궁Ⅱ의 최고 요격고도(40㎞)와 최대 사거리(90㎞)를 끌어올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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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캐와 이스라엘도 제친 ‘진격의 K방산’ 천궁Ⅱ가 이란 사태 격전의 와중, 중동에서도 불을 뿜었습니다. 더중앙플러스 회원에 가입하시면 더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 URL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