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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외식비 감당 안 돼…'계산서 쇼크'에 이 가족 결단

중앙일보

2026.03.04 12:00 2026.03.0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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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황모(46)씨는 가족 외식 장소로 주로 뷔페에 간다. 황씨가 자주 가는 곳은 스테이크부터 케이크까지 다양한 음식과 과일, 디저트를 성인 2만7900원, 어린이 1만5900원에 즐길 수 있다. 주말에 가도 4인 가족이 8만7600원에 양껏 먹을 수 있다.

황 씨는 “얼마전 가족 4명이 돈가스 전문점에 가서 밥 먹고 카페에 갔는데 10만원이 넘게 나왔다”며 “먹성좋은 애들이 더 먹겠다고 추가로 주문할 때마다 계산하고 있는 내 모습에 속상했는데 뷔페는 금액이 딱 정해져 있어 맘이 편하다”고 말했다.

씨푸드 뷔페인 마키노차야는 매장 안에 있는 수조에서 관리한 활어를 바로 손질해서 회, 초밥 등으로 선보인다. 사진은 마키노차야 블랙31 잠실롯데타워점 전경. 사진 마키노차야
길어지는 고물가, 내수 침체에 뷔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외식 물가가 뛰면서 정해진 금액을 내고 다양한 음식을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는 뷔페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2만원대 가성비 뷔페’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애슐리퀸즈 매출은 2022년 1600억원에서 지난해 5000억원으로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2년 59개였던 매장도 현재 115개로 늘었다. 이랜드이츠는 올해 말까지 매장 수를 15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씨푸드 뷔페’ 마키노차야는 2021년 46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480억원으로 10배 성장했다. 성인 평일 저녁 기준 7만2000원으로 가격만 보면 저렴하지 않지만, 광어·점성어·참치·연어회와 단새우·우니·전복 초밥 등 산지에서 직거래로 산 활어를 바로 손질해서 회·초밥으로 내놓으면서 ‘해산물 가성비 맛집’으로 입소문을 탔다. ‘스테이크+뷔페(샐러드바)’ 형태로 운영하는 빕스도 지난해 멤버십 회원수가 전년보다 22% 늘었다. 매장 수도 2022년 25곳에서 현재 35곳으로 증가했다.

불황에 뷔페 수요가 크게 증가한 이유는 얇아진 지갑 때문이다. 식비는 가계 지출 중에서도 갑자기 줄이거나 늘리기 어려운데, 외식 물가가 크게 뛰면서 똑같이 먹어도 예상보다 결제액이 크게 뛰어 놀라는 ‘빌 쇼크’(Bill Shock) 두려움이 커진 것이다. 박모(45·서울 은평구)씨가 최근 아버지 생신을 맞아 일식전문점 대신 씨푸드 뷔페를 찾은 것도 이 때문이다. 박씨는 “아버지가 회를 좋아하시는데 일식집서 밥값이 얼마나 나올지 걱정됐다”며 “차라리 활어를 바로 손질해준다는 씨푸드 뷔페를 골랐고 각자 좋아하는 요리를 실컷 먹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외식 물가(지난해 말 기준)는 25% 상승했다. 연평균 상승률이 4.5%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서울 지역 비빔밥 한 그릇 평균 가격은 1만1577원(3.1%), 냉면은 1만2538원(4.2%)이다. 삼겹살의 경우 1인분(200g)에 2만1056원이다. ‘삼겹살 1인분 먹을 비용으로 뷔페 간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유통업계도 뷔페에 힘을 주고 있다. 롯데GRS는 지난해 7월 한식 뷔페인 ‘복주걱’을 선보였다. 평일 기준으로 인당 1만5900원(어린이 8900원)에 비빔밥, 불고기, 각종 찌개, 산나물 등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아워홈도 다음 달 서울 종로에 2~3만원대 뷔페인 ‘테이크’를 선보일 예정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전처럼 많이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심리적·경제적 이유로 뷔페가 인기를 끄는 것”이라며 “가짓수 경쟁 외에 확실한 콘셉트로 소비자에게 각인시켜야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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