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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사태 후 첫 군사행보 나선 김정은… "해군 핵무장화 만족"

중앙일보

2026.03.04 18:11 2026.03.04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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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은 5일 "김정은 동지께서 3월 3일과 4일 구축함 '최현호'를 방문하고 함선구분대의 전투정치 훈련 실태와 취역을 앞두고 진행중인 함의 작전 수행 능력 평가시험 공정을 요해(파악)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란 사태 이후 첫 군사 행보에 나섰다. 취역을 앞둔 5000t급 신형 구축함인 ‘최현호’에서 실시한 함대지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해군 핵무장화'를 강조했다. 표면적으로는 지난달 25일 폐막한 9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 부문의 과업을 독려하는 차원이지만, 미국·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습 및 최고지도자 암살과 곧 시작하는 한·미 상반기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FS)를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5일 김정은이 3일과 4일 이틀에 걸쳐 최현호를 방문해 “함선 구분대의 전투정치 훈련 실태와 취역을 앞두고 진행 중인 함의 작전 수행 능력 평가시험 공정을 요해(점검)”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구축함의 작전 취역을 위한 모든 계통별 시험들이 순조롭게 진척되고 있는 데 대하여 만족을 표시”하면서 “해군의 핵무장화는 만족스럽게 수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해군의 수중 및 수상 공격 역량은 급속히 장성하게 될 것”이라며 “나는 가장 강력한 해군을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취역을 앞둔 5000t급 신형 구축함인 ‘최현호’에 오른 모습. 노동신문, 뉴스1
이는 미군이 기습 참수작전으로 이란 수뇌부를 제거한 점을 의식, 핵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9차 당 대회에서도 북한은 “만약 적이 우리 국가를 상대로 군사적 행동을 감행한다면 우리가 언제든 처절한 보복공격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제대로 알게 만들어야 한다”며 “핵보유국 지위의 철저한 행사”를 강조했다.

특히 김정은은 “우리는 이(최현호)와 같은 또는 이 이상급의 수상함을 새로운 5개년 계획 기간에 매해 2척씩 건조해야 하며 방대한 수상함선전력건설에 관한 계획을 정확히 집행해야 한다”며 해군력 현대화에 대한 집착을 다시 드러냈다.

이어 “5개년에 걸치는 앞으로의 국방발전계획 실행 과정은 우리 무력의 구조를 또 한 번 바꾸는 변천 과정으로 될 것”이라면서 “주권 수호를 말이나 글로가 아니라 실지 행동 능력, 행동 실천으로 담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지난 4일 취역을 앞둔 5000t급 신형 구축함인 ‘최현호’에서 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통해 재래식 육상 전력 현대화, 드론 개발 등에서 성과를 보고 있지만 해군력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미군 잠수함은 4일(현지시간) 인도양에서 이란의 군함을 어뢰로 격침시키기도 했다. 김정은으로서는 위기의식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또 김정은은 4일 최현호에서 실시된 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다. 신문은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25일 진수식을 가졌던 최현호에서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등 각종 무기체계를 점검했다는 건 함정이 전투태세를 갖추고 실제 활동을 전개하는 취역을 앞두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아울러 김정은은 남포조선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최현급 구축함 3호함 건조 현황도 파악했다.

신문이 전략순항미사일이라고 언급한 점과 김정은이 해군 핵무장을 강조한 것으로 미뤄볼때 이날 쏜 순항미사일은 북한이 전술 핵탄두라고 주장하는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는 화살 계열 순항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이란 사태를 관망하면서 저고도 활공비행 특성 때문에 기존 요격체계로 대응하기 어려운 함대지 순항미사일을 의도적으로 노출시켜 해상에서 핵으로 '반격(2격·Second Strike)'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저격수의 날'(3월3일)을 맞아 수도방위군단의 사격 경기를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현장에는 조용원, 김재룡, 이일환 등 정치국 상무위원과 주요 간부들이 동행했다. 노동신문, 뉴스1
한편 김정은은 지난 3일 ‘저격수의 날’을 기념해 북한군 수도방어군단직속 평양 제60훈련기지서 진행된 각급 특수작전부대 저격수들의 사격경기를 참관하고 해당 부대원들을 격려했다. 신문은 잡초더미 등을 활용한 위장복 ‘길리슈트’를 입은 저격수와 콘크리트 벽돌을 격파하고 흉기를 든 상대를 맨손으로 상대하는 특수작전부대 전투원들의 모습이 담긴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비중 있게 보도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의 행보는 미국이 이란에서 보여준 군사 압박과 지도부 제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상뿐 아니라 해군에서도 핵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과시하는 한편 곧 시작하는 한·미 FS 연습을 견제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정영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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