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중동 사태로 인한 에너지 가격 불안정에 대해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서 매점매석이나 불합리한 폭리를 취하려는 시도를 강력하게 단속하고, 이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휘발유·경유 등에 대한 최고가격 지정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임시 국무회의에서 “국가적 위기 상황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익을 취해보겠다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 같다”며 이같이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민생과 산업경제 전반에 걸쳐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 수급과 가격 불안정을 각별하게 신경 써야 한다”며 “원유, 가스, 나프타 등에 대한 긴급 수급 안정책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수입처를 다각화하는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주유소 휘발유 가격 폭등에 대해 각별히 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유류 공급에 관해서는 아직 객관적으로 심각한 차질이 벌어지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무슨 주유소 휘발유 가격, 유류 가격이 폭등했다고 한다”며 “아침·점심·저녁에 가격이 다르다고 하고, 심지어는 리터당 200원 가까이 올리는 곳도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재 방안이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는지 한번 논의해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휘발유·등유 등 석유판매가격에 대한 최고가격 지정 검토와 ‘바가지요금’ 근절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으로부터 ‘중동관련경제분야 합동 비상대응’ 방안을 보고받은 뒤 “실제 국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되어서 가격이 오르는 건 이해할 수 있는데, 오를 거라고 예상이 된다고 갑자기 소비 가격 자체를 폭등시키는 건 국민들이 겪는 국가적 어려움을 이용해서 자기 이익만 보겠다는 태도”라며 “돈을 벌겠다고 혼란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 달라”고 했다.
구 부총리가 “석유사업법 23조에 따라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 최고가격을 지정할 수 있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법에 있는 제도는 잘 활용해서 부당하게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제재해 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유류 가격을 올리는 건) 위기 상황을 악용한 ‘바가지’인데, 제재할 법적 근거가 현재는 없느냐”고 물으며 “제재 방안이 있는지 점검해 보고, 만약 없다면 제도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사태 이후 출렁이는 주식·환율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주식과 환율 같은 금융 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정부는 자본시장 안정과 체질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가속화하고, 자금시장 불안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100조 원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적절하고 신속하게 집행·관리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중동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나 해운업 분야는 이번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며 “이에 대해 신속하고 폭넓은 정책금융 지원을 서두르기 바란다”라고도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은 중동발(發) 충격으로 ‘코스피 6000’이 무너진 경제 상황에 대한 첫 메시지다. 이 대통령은 전날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싱가포르·필리핀 정상 외교를 마쳤다. 이 대통령은 “국제 정세가 상당히 불안하지만, 우리 대한민국은 이보다 더한 고비도 슬기롭게 헤쳐온 저력이 있다”며 “정부는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해서 종합적인 장·단기 대응 전략을 물 샐 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정부를 믿고 차분하게 일상을 이어가시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