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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울리는 귀여운 비버들…픽사 상상력 돋보이는 '호퍼스'

중앙일보

2026.03.0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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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애니메이션 '호퍼스'의 한 장면. 비버 로봇의 몸에 들어간 메이블(왼쪽)이 조지 왕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월트디즈니 코리아]
동물들의 언어를 이해하게 되면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4일 개봉한 픽사 신작 애니메이션 '호퍼스'(다니엘 총 감독)는 동물을 사랑하는 한 소녀가 동물들과 자유자재로 소통할 수 있는 '호핑' 기술을 접하면서 벌어지는 모험을 그렸다.

영화는 반려동물을 키우거나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봄직한 상상을 기반으로 코믹하면서도 뭉클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할머니와의 소중한 추억이 깃든 연못을 훼손 위기로부터 지키려는 19세 대학생 메이블이 주인공이다.
그는 학교의 교육용 동물들을 풀어주기 위해 훔쳐 달아나기까지 할 정도로 동물과 자연을 사랑한다. 방과 후엔 할머니와 함께 근처 숲속 연못을 바라보며 추억을 쌓아간다.

세월이 흘러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소중한 추억의 장소인 연못이 고속도로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공사를 막아서는 메이블에게 제리 시장은 "동물들이 다 떠났으니 개발해도 된다"며 맞선다.

자연의 핵심종 비버만 돌아오면 연못이 다시 동물들로 넘쳐 나고 개발도 멈출 수 있을 거라 판단한 메이블은 우연히 학교 생물학과 연구실에서 '호핑' 기술을 접한다.

영화 '아바타'처럼 인간의 의식을 동물 로봇으로 옮겨, 동물처럼 움직이고 다른 동물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메이블은 연구진의 만류에도 막무가내로 비버로 변신해 동물 세계에 잠입한다.

그리고 포유류의 왕인 비버 조지를 만나 인간에 맞서 동물들의 터전을 되찾아야 한다고 설득한다. 메이블은 동물 퇴치용 스피커를 제거하며 동물들의 신임을 얻고, 조지 왕의 최측근에 등극하지만 그의 개입은 예상치 못한 나비 효과를 일으킨다.

동물을 사랑하는 소녀 메이블이 호핑 기술을 개발한 연구실에서 비버 로봇을 들고 도망치려 한다. [사진 월트디즈니 코리아]
'호퍼스'의 매력은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귀여운 동물 캐릭터, 그리고 그들이 좌충우돌해가며 빚어내는 코미디에 있다. 동물들의 디테일한 습성에 상상력을 더해 기상천외한 세계를 구현해내는 디즈니 픽사의 장점이 십분 발휘된다.

동글동글한 외모의 동물들이 인간에 맞서기 위해 힘을 합치고 때론 갈등하는 과정은 웃음과 스릴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자연과 생태계에 대한 메시지 또한 놓치지 않는다.

처음에 빌런으로 등장한 제리 시장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동물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고, 가장 연약한 동물로 태어난 나비 애벌레가 사악한 빌런이 되기도 한다. 개발 이익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은 악, 인간들에 의해 터전을 빼앗기는 동물은 선이라는 이분법적 시선에 갇히지 않는다.

무엇보다 호핑 기술이 가져다주는 효과가 의미심장하다. 이 기술 덕분에 인간은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게 되고, 동물 또한 인간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 인간과 동물이 서로 소통하며 공존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주인공 메이블이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어떻게 소통하고 타협해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는 점에서 영화는 그의 성장담이기도 하다.

비버 로봇의 몸을 입고 동물의 세계에 잠입한 메이블(가운데)이 규칙을 어긴 죄로 조지 왕 앞에 끌려왔다. [사진 월트디즈니 코리아]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호퍼스'에 대해 "정치적 올바름(PC) 주의, 감동을 주려는 의도에서 벗어나 '순수한 웃음의 파괴력'에 집중해 극장 안을 폭소로 가득 채운다"고 평가했다. 다니엘 총 감독도 현지 인터뷰에서 "영화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유머"라고 말했다.

미국 박스오피스 분석 매체 '박스오피스 프로'는 '호퍼스'가 개봉 첫 주 주말(3월 6~8일) 북미에서 4000만~5000만 달러의 수익을 가져가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정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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