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석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따른 외화 유입과 자산 운용 수익 영향이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2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은 4276억2000만 달러로 전월 말(4259억1000만 달러)보다 17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와 시장 안정을 위한 달러 공급 영향으로 지난해 12월(-26억 달러)과 올해 1월(-21억5000만 달러) 두 달 연속 감소한 뒤 석 달 만에 증가로 전환됐다. 다만 규모는 지난해 11월 기록한 4300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한다.
외환보유액 증가의 주요 배경은 외평채 발행이다. 정부는 지난달 달러 표시 외평채를 30억 달러 규모로 발행했다. 3년물 10억 달러, 5년물 20억 달러다. 단일 발행 기준으로는 2009년 이후 최대다.
외평채는 정부가 해외 투자자에게 달러를 조달해 외환보유액에 편입하는 채권이다.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경우 외환시장 안정에 활용할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는 수단이다. 구조적으로는 외화 부채가 늘어나는 성격도 있다. 정부가 달러를 빌려 외환보유액에 편입하는 식이기 때문이다. 순외화자산이 늘었다기보다 외화 조달로 보유액을 보강한 측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등 시장 안정 조치와 기타 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 요인이 있었지만, 외평채 발행 대금 유입과 운용 수익이 이를 상쇄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다소 안정된 점도 외환보유액 증가에 영향을 줬다. 환율은 지난달 하순 1419원까지 낮아졌다.
외환보유액 구성 항목별로 보면 국채·정부기관채·회사채 등 유가증권이 3799억6000만 달러로 전체의 88.9%를 차지했다. 전월보다 24억4000만 달러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예치금은 224억9000만 달러로 8억3000만 달러 감소했다.
국제 순위는 한 단계 내려갔다. 1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세계 10위다. 지난해 9~12월 유지했던 9위에서 하락했다. 홍콩이 4356억 달러로 9위를 기록하며 한국을 앞질렀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중국이 3조3991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3948억 달러), 스위스(1조1095억 달러)가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