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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조작하면 패가망신" 현실됐다…2576억 추징 당한 이들

중앙일보

2026.03.04 21:23 2026.03.04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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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이 5일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에서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 세무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주가조작과 기업사냥 등 주식시장 불공정 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여 수천억원대 탈루 세금을 적발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에 대한 집중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탈루 금액 6155억원을 확인하고 이 가운데 2576억원을 추징했으며, 30건은 검찰에 고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은 ▲주가조작 목적의 허위 공시 기업 ▲먹튀형 기업사냥꾼 ▲상장기업을 사유화해 사익을 편취한 지배주주 등 소액주주 이익을 침해한 27개 기업과 관련 인물들이다.

한 기계장치 제조업체 A사는 ‘친환경 에너지’ 등 신사업 추진 계획을 공시한 뒤 직원을 대표로 내세워 B사와 C사를 설립하고 출자금과 대여금 명목으로 약 100억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두 회사는 투자금을 빼돌리기 위한 페이퍼컴퍼니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B사는 허위 임대차 계약을 통해 수십억원을 빼돌려 A사 사주에게 전달했고, C사는 매출이 없는 부실회사로부터 가공 세금계산서를 받아 법인 자금을 유출했다. 이후 신사업 계획이 허위로 드러나면서 주가는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고 회사는 결국 상장폐지됐다.

국세청 조사 결과 해당 사주는 횡령한 자금을 고액 전세금과 골프 회원권 구입 등에 사용하며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법인 자금의 실제 귀속자인 사주에게 소득세를 부과하는 등 수십억원을 추징하고 관련 법인과 사주를 고발했다.

허위 실적으로 상장폐지를 피하려 한 기업도 적발됐다. D사는 매출이 거의 없어 상장폐지 위험이 커지자 코로나19 당시 수요가 높았던 의료용품을 판매한 것처럼 허위 실적을 만들어 공시했다. 또 직원 가족이 대표인 업체를 통해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사냥꾼의 불공정 거래도 확인됐다. 사채업자인 E씨는 금속 판넬 제조 상장사 F사를 차명으로 인수한 뒤 주가조작 세력과 결탁해 가장·통정매매 방식으로 주가를 조작해 수십억원의 이익을 올리고 양도소득세를 탈루했다. 그는 경영권 변동 등 내부 정보를 활용해 시세를 조종했고 80억원이 넘는 부당이익을 챙겼지만 이후 주가는 60% 이상 급락해 소액주주 피해가 발생했다.

상장사를 사유화해 가족에게 이익을 넘긴 사례도 있었다. G사의 사주는 내부 정보를 이용해 자녀들에게 미리 주식을 증여한 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해 우회상장을 진행했다. 이후 주식 가치가 단기간에 9배까지 상승하면서 자녀들은 100억원 이상의 이익을 얻었지만 증여세는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기업 H사는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비상장회사에 자금을 낮은 금리로 대여하며 부당 지원했다. 사주는 임직원이 보유한 해당 회사 주식을 장외거래 플랫폼에서 정상 가격의 3분의 1 수준으로 지인에게 매도하도록 해 시세를 조작했고, 자녀는 낮은 가격에 주식을 취득해 수십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주가 조작하면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주가 급변 동향과 비정상적인 거래 패턴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불공정 거래를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해 변칙적인 지배력 이전 여부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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