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전세기 타러 가자!"…WBC 대표팀 공식 세리머니 만든 주인공은?

중앙일보

2026.03.04 21:26 2026.03.04 21:4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대표팀 타자들은 안타를 친 뒤 미리 약속한 세리머니를 한다. 마치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나는 듯, 양팔을 옆으로 크게 벌린 채 몸을 좌우로 번갈아가며 기울이는 동작이다.

WBC 한국 대표팀 공식 세리머니를 만든 노시환. 배영은 기자
지난 3일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홈런을 친 김도영(KIA 타이거즈), 셰이 위트컴(휴스턴 애스트로스), 안현민(KT 위즈)이 모두 이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그라운드를 돌아 화제가 됐다. 첫 경기인 체코전 선발투수로 나서는 소형준(KT)은 "야수들 세리머니처럼 꼭 1라운드가 끝난 뒤 전세기를 타고 미국 마이애미(본선 라운드)로 가고 싶다"고 했다.

이 '비행기 세리머니'의 저작권을 보유한 주인공은 누구일까. 내야수 노시환(한화 이글스)이다. 결전지 도쿄돔에서 만난 그는 "주장인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형이 야수들을 모아놓고 '세리머니로 무엇을 하면 좋겠냐'고 물으셨다"며 "우리 목표는 1라운드를 통과해 미국으로 가는 거라 내가 두 가지를 제안했다. 하나는 손가락으로 마이애미의 'M'을 만드는 것, 다른 하나는 '전세기를 타러 가자'는 의미의 비행기 포즈였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오릭스와의 평가전에서 홈런을 치고 '비행기 세리머니'를 하는 김도영. 연합뉴스
지난 3일 오릭스와의 평가전에서 홈런을 치고 '비행기 세리머니'를 하는 안현민. 연합뉴스
여러 안이 나왔다면 투표를 진행했을 텐데, 의견을 낸 선수가 노시환 단 한 명이었다. 결국 노시환의 아이디어는 큰 어려움 없이 대표팀의 공식 세리머니가 됐다. 다만 어린이들이 비행기 모양을 흉내 낼 때 주로 쓰는 동작이라 일부 선수는 "쑥스럽다"고 걱정했다. 김혜성(LA 다저스)은 "안타는 많이 치고 싶지만, 이 동작을 내가 하면 분명 멋이 없을 거다"라며 웃기도 했다.

노시환은 이에 대해 "동작이 커서 처음엔 다들 부끄러워하길래 '우리가 하면 괜찮다. 야구를 보는 꿈나무 팬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거다'라고 밀어붙였다"며 "막상 경기하니 김도영, 안현민부터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위트컴까지 다들 열심히 해줬다"고 뿌듯해했다.

지난 시즌 '국내 타자 홈런왕'인 노시환은 대표팀 합류 후 한 차례 크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하던 지난달 23일 소속팀 한화와 2027년부터 2037년까지 11년 최대 307억원에 비(非) 자유계약선수(FA) 다년 계약을 했다. FA와 비 FA를 통틀어 KBO리그 역대 최장 기간이자 최대 규모 계약이다.

지난달 23일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친 노시환. 연합뉴스
그는 그날 연습경기에서 곧바로 홈런을 때려내며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듯했지만, 지난 2일(한신 타이거스전)과 3일 일본 프로야구 팀들과의 평가전에선 안타를 치지 못했다. 창시자 노시환의 첫 '비행기 세리머니'는 5일 시작하는 WBC 1라운드 본 경기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노시환은 "정작 내가 아직 한 번도 그 동작을 못 해봤다. 일단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며 "연습경기 때의 타격감은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타격이 안 좋더라도 수비 등 다른 부분에서 팀 승리를 돕고 싶다. 오직 '이겨야 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배영은 기자



배영은([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