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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GDP 목표치 31년만에 최저치…과학기술 예산 3년째 10% 편성

중앙일보

2026.03.04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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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리창 국무원 총리가 올해 정부 업무보고를 낭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4.5~5.0%로 설정했다.

5일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정부업무보고 중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보수적으로 제시했다. 4.5~5% 목표는 중국이 지난 1991년 제시한 4.5% 이후 3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영옥 기자

리 총리는 “기존의 성장 동력을 새로운 동력으로 전환하는 과제는 험난하며,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두드러진다”며 중국 경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변화하는 외부 환경은 중국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지정학적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고 국제환경의 악화도 지적했다.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이유로 “(15차 5개년계획) 첫해에 구조조정·리스크예방·개혁촉진을 위한 여지를 남기고, 후반기 더 나은 발전을 위한 기초를 다지겠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업무에서는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5% 달성을 향한 의지를 내비쳤다.
정근영 디자이너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했던 2022년 성장률 목표를 2021년(6%)보다 낮은 5.5%로 낮춰 제시했다. 2023년부터 3년 연속 ‘5% 좌우’를 목표로 삼아 5.2%, 5.0%, 5.0% 성장을 달성했다.

디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중국은 물가상승률 목표를 지난해에 이어 2%로 제시했다. 2024년 물가상승률 0.2%를 공표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2025년 물가상승률은 밝히지 않으면서 디플레이션을 사실상 인정했다. 도시 신규 취업 목표는 1200만명 이상으로 제시했고, 적극적인 재정을 예고하며 재정 적자율은 GDP 대비 4%로 지난해와 같게 설정했다. 지방 정부채권 발행 금액 역시 4조4000억 위안(약 935조 원)으로 설정했다.

5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의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리창(오른쪽) 국무원 총리가 의논하고 있다. EPA


리 총리 “AI 전력 해결할 新인프라 착수”

리 총리는 중국 경제의 돌파구를 첨단 산업에서 찾았다. “집적회로, 항공우주, 생물 의약 및 저고도 경제(고도 1000m 미만의 공역을 활용하는 경제 활동)와 같은 신흥 산업을 구축하겠다”면서 또한 “미래 에너지, 양자기술, 피지컬 인공지능(AI), 뇌·기계 인터페이스, 6세대 통신 등 미래 산업을 육성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인공지능 플러스’ 이니셔티브를 창안한 리 총리는 AI 정책을 더욱 구체화했다. “차세대 지능형 단말기와 AI 에이전트를 빠르게 적용하고, 주요 산업에서 인공지능의 상용화와 규모화를 장려함으로써 AI 기반 비즈니스의 새로운 형태와 모델을 육성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오픈소스 AI 커뮤니티의 발전을 지원하고, 활기찬 오픈소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미국 빅테크의 폐쇄형 AI 모델과 차별화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전력 공급도 강조했다. 리 총리는 “컴퓨팅 용량과 전력 공급 문제를 공동 개발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했다. 미국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를 겨냥해 “위성 인터넷 개발을 가속할 것이며, 업그레이드한 ‘5G 플러스 공업인터넷’을 도입할 것”이라고 6세대 통신의 국제 표준 경쟁도 예고했다.

이날 중국 재정부는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4264억2000만 위안(약 90조4000억 원)을 편성한 과학기술 예산안을 발표했다. 지난 2023년 2% 증가에 그쳤던 중국의 과학기술 예산은 2024년부터 3년 연속 10%씩 늘어나며 국방비 증가율을 상회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관심을 모았던 올해 국방예산은 지난해보다 7.0% 증가한 1조9096억 위안(약 405조 원)으로 편성했다. 국방비 증가율은 지난 2023년부터 3년간 유지했던 7.2%보다 0.2%p 낮아졌다. 하지만 액수로는 전년 대비 1908억 위안(약 40조5000억 원) 늘면서 한화 기준으로 400조 원을 돌파했다.

중국 올해 국방예산은 한국 국방비 65조8642억 원의 약 6.2배다. 미국의 2026년 회계연도(2025년 10월~2026년 9월) 국방예산 9010억 달러(약 1320조 원) 대비 31.1% 수준이다. 다만 중국의 실제 국방비 지출 규모는 발표된 예산보다 훨씬 크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정근영 디자이너



키워드 ‘과학기술’ 36회, ‘위험’ 26회 언급

이날 공개한 정부업무보고 초안의 키워드는 ‘과학기술’과 ‘위험’이었다. ‘과학기술’이 모두 36회 등장해 지난해 29회보다 증가했다. ‘위험’은 26회 언급하면서 지난해 19회보다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 지방정부 부채 해소, 금융위기 방지와 함께 국가안보와 사회안정을 강조했다. 반면 ‘내수’는 6회에서 7회로 한 차례 느는 데 그쳤고, ‘소비’는 32회로 지난해와 빈도가 같아, 내수 주도형 성장에 대한 의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왕원(王文)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원장은 올해 성장률 목표치 하향에 대해 “15차 5개년계획(2026~2030년)은 4.5%에서 5%, 16차 5개년계획(2031~2035년)은 약 4.2%의 성장률로 2035년 경제 총량을 2020년의 두 배로 늘리는 목표를 안정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나온 수치”라고 했다.



신경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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