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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경제고민 깊어진 中…전인대 회의 중에도 시진핑 등 '쪽지 대화'

연합뉴스

2026.03.04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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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리창 총리 등과 '긴밀한 소통' 모습…심각한 표정도 포착 삼엄한 보안 검색에 자로 잰 듯한 회의 진행 여전…'고위급 낙마' 속 주석단 줄어
[르포] 경제고민 깊어진 中…전인대 회의 중에도 시진핑 등 '쪽지 대화'
시진핑, 리창 총리 등과 '긴밀한 소통' 모습…심각한 표정도 포착
삼엄한 보안 검색에 자로 잰 듯한 회의 진행 여전…'고위급 낙마' 속 주석단 줄어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5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은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전인대 개막식 참석을 위한 인파로 이른 시간부터 북적였다.
전날 폭설로 인민대회당 주변은 곳곳에 눈이 쌓인 '양회 화이트' 풍경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최고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현장의 보안은 삼엄했다.
개인 차나 택시 등 대중교통으로는 인민대회당 인근에 접근할 수 없었고, 취재진 대부분은 외교부가 지정한 주변 지역에서 이른 시간 버스에 탑승해 함께 이동해야 했다.
한 달여 전 사전 등록을 통해 얻은 취재증을 목에 걸었지만, 인민대회당 입장까지는 네 차례의 검문을 통과해야 했다.

인민대회당 바깥 울타리와 중간 울타리 앞에 이어 안면인식을 위한 카메라와 모니터가 설치된 인민대회당 입구에서 또 본인 확인을 거쳤다. 이어 국제공항을 방불케 하는 물품검사대를 지나서야 3층 기자석에 발을 들일 수 있었다.
보안 요원들은 취재증에 찍힌 사진과 취재진 얼굴을 하나하나 대조했고, 물품 검사대 앞에서는 옷 주머니와 손목에 찬 시계까지 손으로 훑어 확인했다.
한 외신 기자는 가방에 넣었던 커피를, 또 다른 기자는 보조 배터리를 압수당하기도 했다. 이날 인민대회당 내에는 액체류나 보조배터리, 여분 휴대전화 등의 반입이 금지됐다.
개막을 1시간여 앞둔 오전 8시부터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군인과 인민 대표 2천800여명이 입장을 시작했다. 이들 대부분은 정장을 착용했으나 더러 소수민족 의상을 입은 대표단도 눈에 띄었다.
취재진에게 개방된 기자석에 착석하자 개막 10분, 5분 전을 의미하는 알림음이 장내에 두 차례 울려 퍼졌다.
이후 개막식과 회의는 자로 잰 듯 진행됐다.
개막 2분 앞두고 시 주석이 박수 소리와 함께 리창 국무원 총리,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차이치 중앙서기처 서기,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 리시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등 최고 지도부와 함께 장내에 입장했다.
이들은 오전 8시 59분께 착석했고, 개막식은 정시(9시)에 세 번째 알림음에 이어 시작됐다.

미리 정해진 일정에 따른듯 9시 35분, 10시 15분께 직원들이 일제히 입장해 주석단 앞 찻잔에 찻물을 채웠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시 주석 자리에는 유일하게 두 잔의 찻잔이 놓였다.
자오 상무위원장의 개막 선언에 이어 리 총리는 1시간을 훌쩍 넘기는 업무보고를 이어갔다.
리 총리는 '개혁(改革)'과 '혁신(創新)' 두 단어를 75번 사용하며 기술 진전과 고품질 발전 실행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업무보고의 핵심이라 볼 수 있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4.5∼5.0%의 '범위'로 설정, 수치보다는 실용적 목표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내수 부진과 대외 불확실성 확대의 '내우외환(內憂外患)'을 타개해야 하는 중국 지도부의 고민은 4%대까지 내려간 경제성장률 목표치뿐 아니라 현장 분위기에서도 체감됐다.
시 주석은 업무보고를 마치고 자신의 좌측에 착석한 리 총리와 회의 도중 세 차례 대화하며 소통했다.
우측에 앉은 왕후닝 주석과도 두 차례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고, 리훙중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주석이 생태환경법·민족단결진보촉진법·국가발전계획법 초안에 대해 설명하는 와중에는 왕 주석이 외부로부터 받은 쪽지를 전달받아 긴밀히 소통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그 외에 간혹 박수를 치기는 했지만, 시 주석은 대체로 무표정한 얼굴로 업무보고와 법안 설명을 경청했다.

이날 주석단 자리에서는 예년에 비해 늘어난 가장 뒷줄의 공석이 눈에 띄었다. 군과 지방 권력층을 겨냥한 반부패 사정 작업으로 낙마한 인사들이 제외되면서 올해 전인대 개막식 주석단은 2025년 양회(176명) 때보다 9명이 줄어든 167명에 그쳤다.
한편, 현장에서는 4.5%로 하단을 정한 경제 성장률 목표치에 대해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나왔다.
전인대 상하이 대표 자격으로 이날 참석한 톈쉬안 베이징대 석좌교수는 기자와 만나 "중국은 이미 3년 연속 5%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한 바 있으며, 15차 5개년 계획의 시작 단계에 들어선 지금은 미래 발전을 위해 여유를 남겨둬야 한다"며 "올해의 성장률 목표는 매우 현실적 설정"이라고 말했다.
톈 교수는 "제시한 구간을 넘어 실제 5.1%, 5.2%의 성장률을 달성한다고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라면서 "가능한 한 더 좋은 결과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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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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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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