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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에 갇힌 韓유조선 7척…"항구 대기중, 아직까진 안전"

중앙일보

2026.03.04 23:45 2026.03.0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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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 공격을 받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하면서 국내 유조선 7척이 현지에 갇힌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는 모두 안전하게 대기중이지만,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원유 수급 등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긴급 간담회를 갖고 국내 유조선 7척이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있다고 밝혔다. HD현대오일뱅크·GS칼텍스·에쓰오일 등 한국 정유사에 원유를 공급하는 선박들이다. 이 중 대형 유조선 3척은 1척당 한국 전체 석유 하루 소비량인 200만 배럴을 선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지난 2일(현지시간)부터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에 대해 공격을 감행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항해 금지 경고를 무시한 10척에 대해선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도 했다. 모하마드 아크바르자데 IRGC 해군 부사령관은 “해협은 IRGC 해군의 완전한 통제 하에 있으며, 석유 운반선과 상선 등의 통행이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묶여있는 국내 유조선은 모두 안전한 장소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선원들의 안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빠져나오지 못할 뿐, 안전에 이상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도 “항구에서 대기하고 있고,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고 전달받았다”며 “당장은 봉쇄가 끝날 때까지 대기하는 것 외에 별다른 대응 방안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장 원유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정부에 따르면 한국은 민관을 합쳐 원유·석유제품 208일분을 비축하고 있다. 정부가 방출을 결정하면 한국석유공사가 비축유를 민간 정유사에 공급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에서 원유를 들여올 때 보통 14일에서 20일 정도 걸리는데, 실제 공장에 투입할 때까지 시차가 상당하다”며 “비축유가 있는 만큼 당장 하루 이틀 내에 공장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다. 한국의 중동 원유 도입 비중은 약 70% 수준인데, 이 가운데 95%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 홍해 등 다른 경로로 우회하거나 대체 공급선을 찾아야 하는데, 모두 상당한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산업부는 이날 오후 3시부로 원유·가스에 대한 ‘관심’ 단계의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발령했다.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운용된다. 관심 단계에서 정부는 원유 수급 위기에 대비한 추가 물량 확보, 정부 비축유 방출 준비, 석유 유통 시장 단속 등에 나선다. 아울러 주의 단계로 격상될 경우를 대비해 해외 생산분 도입, 국제공동비축 구매권 행사, 비축유 세부 계획 마련 등을 준비할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사태의 종료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만반의 대응 태세를 갖추겠다”며 “국민의 부담과 불안을 덜 수 있도록 에너지 수급과 실물경제 안정을 최우선에 두고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나상현.이수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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