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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늘어도 만족도는 하락…'경제 허리' 40대서 자살·비만 급증

중앙일보

2026.03.05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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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한국인의 소득은 증가하고 있지만, 자신의 소득에 만족하는 이들의 비율은 10년 만에 처음 떨어졌다. 우울·걱정 등의 부정적인 정서는 코로나19 시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커졌고, 자살·비만 등 건강과 사회관계 관련 지표도 나빠졌다. 특히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40대에서 크게 악화했다.

국가데이터처는 5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국민 삶의 질 2025’ 보고서를 발간했다. 11개 영역, 71개 지표의 시계열 비교를 통해 한국 사회의 삶의 질 변화를 분석했다.

소득·소비·자산 관련 지표는 대부분 개선됐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024년 4381만원으로, 전년(4235만원)보다 146만원(3.5%) 증가했다. 가구의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인 가구순자산은 지난해 4억429만원으로, 전년 대비 1110만원 늘었다.

반면 소득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도는 떨어졌다. 자신의 소득에 만족하는 인구의 비율인 소득 만족도는 지난해 28%로 2023년 대비 0.1%포인트 감소했다. 국민 10명 중 2~3명만 자신의 소득에 만족하는 셈이다. 소득 만족도는 2015년(11.4%) 이후 계속 증가세였으나, 지난해 10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특히 60세 이상의 소득 만족도는 2023년 25.6%에서 지난해 23.1%로 2.5%포인트 떨어져,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감소 폭이 컸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부 대기업에 높은 성과급이 몰리는 현상으로 인해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는 이들이 늘어났을 수 있다”며 “아직 일하길 희망하는 60세 이상이 퇴직하면서 소득이 줄어든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마포대교에서 시민이 '한번만 더 동상' 앞을 지나고 있다. 뉴스1

우리 사회에서 저소득층이 차지하는 비율을 보여주는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의 50% 이하 인구 비율)도 악화했다. 2024년 15.3%로 전년(14.9%) 대비 0.4%포인트 높아졌다. 상대적 빈곤율은 2011년(18.5%) 이후 꾸준히 낮아지며 개선되는 듯했으나, 2021~2023년 15% 수준에서 정체했다가 이번에 증가했다. 66세 이상 인구만 보면 상대적 빈곤율은 39.8%로 훨씬 높아졌다. 사실상 노인 10명 중 4명이 빈곤 상태라는 의미다.

전체적인 삶의 만족도(2024년 기준)는 10점 만점에 6.4점으로 전년과 동일했지만, 우울·걱정 정도를 보여주는 부정 정서는 3.8점으로 전년(3.1점)보다 0.7점 높아졌다. 부정 정서 점수는 2021년 4.0점에서 2023년 3.1점까지 감소했지만, 2024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3년 만에 코로나19 시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우울과 걱정이 커진 것이다. 삶의 만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하위권(38개국 중 33위)이다. 한국인 삶의 만족도는 2022~2024년 6.04점으로 OECD 평균(6.50점)을 크게 밑돌았다.

이밖에 건강, 가족·공동체 영역 등에서 악화한 지표가 많았다. 2024년 기준 비만율은 38.1%로 전년(37.2%)보다 0.9%포인트 높아졌고,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9.1명으로 전년(27.3명) 대비 1.8명 증가했다. 동호회·자원봉사 등 사회단체 참여율은 전년 대비 5.9%포인트나 급감한 52.3%였다.

이들 지표 모두 유독 40대에서 크게 악화했다. 40대 비만율(2024년 기준)은 44.1%로 전년 대비 6.4%포인트 올라 전체 증가 폭(0.9%포인트)을 압도했다. 자살률 역시 40대에서 4.7명 증가해 다른 연령대보다 큰 폭으로 나빠졌다. 사회단체 참여율도 40대(-8.9%포인트)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남수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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