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을 이끄는 류지현(55) 감독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경기를 앞두고 재차 각오를 다졌다.
류 감독은 5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체코와의 WBC 1라운드 경기에 앞서 "지난 3개 대회서 첫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았고, 그 여파로 다음 라운드에 오르지 못했다"며 "대표팀을 구성하고 전략을 세우면서 첫 경기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했다.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는지에 4경기 성패가 달렸으니, 우리의 여러 시뮬레이션 안에서 경기를 잘 운영하겠다"고 다짐했다.
WBC는 야구 국가대항전 중 유일하게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대회다. 한국은 2006년 4강과 2009년 준우승으로 파란을 일으켰는데, 2013·17·23년엔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에 그쳐 고개를 숙였다. 이 세 번의 대회에서 모두 1차전 상대에게 일격을 당한 게 뼈아팠다.
이번 대회 첫 상대 체코는 전력상 한 수 아래다. 세계 랭킹이 15위로 한국(4위)보다 낮고, 2023년 처음으로 WBC 본선 무대를 밟았다가 1라운드에서 1승 3패로 탈락했다. 그래도 한국이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이날 낮 시작한 C조 첫 경기에서 이변이 나왔다. 한국의 최대 라이벌로 여겼던 대만이 호주에 0-3으로 패했다.
류 감독은 "숙소에서 전력분석 미팅을 하느라 경기를 다 보진 못했지만, 결과는 잘 알고 있다"며 "긴장감이 큰 대회라 여러 변수가 많다는 걸 다시 실감했다. 우리는 우리대로 미팅을 통해 남은 경기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체코전 선발 소형준(KT 위즈)과 두 번째 투수 정우주(한화 이글스)가 50구 이내에서 3이닝씩 맡아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래야 이들이 오는 9일 호주전에 다시 등판할 수 있다.
선발 라인업은 지난 3일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평가전과 동일하다. 1번 지명타자 김도영(KIA 타이거즈)-2번 좌익수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3번 중견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4번 우익수 안현민(KT)-5번 1루수 문보경(LG 트윈스)-6번 3루수 셰이 위트컴(휴스턴 애스트로스)-7번 2루수 김혜성(LA 다저스)-8번 포수 박동원(LG)-9번 유격수 김주원(NC 다이노스) 순이다.
류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이 합류해 대표팀이 '완전체'를 이룬 뒤, 데이터 분석팀과 함께 최상의 조합을 오래 고민했다. 그 결과 오릭스전 라인업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1번과 3번 자리에 김도영과 이정후를 두고 가장 많은 의견을 나눴는데, 이정후 앞뒤로 강한 오른손 타자가 배치되면 더 조화로울 것 같아 이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17년 만의 WBC 본선 라운드 진출을 목표로 첫 걸음을 뗀다. 대표팀 사기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류 감독은 "사이판 첫 캠프 때부터 선수들과 코치진이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서 방향성을 맞춰왔다. 분위기가 역대 최고라는 걸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지금까지 잘해왔던 선수들의 모습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