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간 이견으로 진통을 거듭해 온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설치법안이 마지막 산통을 겪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추미애 위원장과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막판 어깃장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추 위원장은 5일 페이스북에 〈정부안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3꼭지의 글을 연달아 올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내놓은 정부의 최종안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약 3개월에 걸친 자문위원회와 부처간 논의, 당·정협의를 거쳐 내놓은 안에 재차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추 위원장은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한 검사동일체의 검찰청법이 공소청법으로 타이틀만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추 위원장이 구체적으로 문제 삼은 대상은 정부안 중 ▶25조3항(부장검사는 상사의 명을 받아 그 부의 사무를 처리한다) ▶7조(검사는 검사사무에 관하여 소속 상급자의 지휘 감독에 따른다) ▶37조1항(검찰총장,각급 공소청장 및 지청장은 소속 검사로 하여금 그 권한에 속하는 직무의 일부를 처리하게 할 수 있다 ▶37조2항(검찰총장, 각급 공소청장 및 지청장은 소속 검사의 직무를 자신이 처리하거나 다른 검사로 하여금 처리하게 할 수 있다) 등 4개 조항이다.
상명하복을 규정한 25조, 7조에 대해, 추 위원장은 “(이대로면) 쿠팡 수사 방해를 한 엄희준 지청장에 대항해 무혐의 지시가 부당하다고 한 문지석 검사는 징계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고, 37조에 관해선 “윤석열은 제왕적 검찰총장제를 남용해왔다. 대표적인 조항이 전국 검사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고 사건을 옮길 수 있는 검사 직무의 위임 이전 및 승계 조항”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울산지청 사건을 중앙지검으로 옮긴 울산시장 선거 하명수사 사건이나 월성원전을 대전지검에서 수사하게 한 것 등이 있는데, 모두 무죄 확정된 수사 공소권 남용 사건들”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김용민 간사는 “다른 법령에 따른 직무’ 규정을 통해 직접·보완 수사 범위를 다시 확대할 여지가 있다”며 “공소청법에 (검사를) 행정기관으로 인정하기로 했는데, 사법기관 보호 장치를 다 넣어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향후 입법 쟁점으로 남은 보완수사권에 관해 “형사소송법은 입법부가 주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과 서영교 민주당 의원 등은 최근 정부의 최종안에 대해 ▶검찰총장 명칭을 폐지하고▶특별사법경찰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을 축소하며▶검찰청 검사를 공소청 검사로 전환시, 면직 후 재임용 심사를 거치게 하자는 등의 수정 의견을 원내지도부에 전달했다.
법사위 강경파들의 뒤끝에 지도부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내용의 전향적인 변경이나 수정은 당연히 어렵다”며 “중수청·공소청법의 정부안을 두고 지난 의원총회에서 결정된 사항은 법안의 기술적인 부분에 한해서만 법사위와 원내 지도부 간 논의를 통해 재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내부에서 조금 더 논의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이미 정부안을 당론으로 정하지 않았느냐”며 난색을 표했다.
정부는 지난 1월 검찰청 폐지에 따라 설치되는 중수청·공소청의 골격을 담은 법안을 입법 예고했지만, 추 위원장 등 강경파들이 반발하자 민주당 내부 의견 재수렴 절차를 거쳐 수정안을 내놓았다. 지난달 22일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이 수정안을 이미 당론으로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