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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경기 징크스 털었다…홈런 4방 앞세운 한국, 체코에 완승 [WBC]

중앙일보

2026.03.05 05:00 2026.03.05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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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26·LG 트윈스)이 그랜드슬램을 터트리자 셰인 위트컴(28·휴스턴 애스트로스)이 멀티 홈런으로 지원 사격했다. 한국 야구가 호쾌한 홈런 네 방을 앞세워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만루홈런을 치고 세리머니하며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문보경. 연합뉴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1라운드 C조 체코와의 1차전에서 11-4로 완승했다. 한국이 WBC 첫 경기에서 이긴 건 2009년 대회 이후 17년 만이다.

한국은 그동안 유독 WBC 첫판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2013년 비교적 어렵지 않은 상대로 여겼던 네덜란드에 0-5로 졌고, 2017년엔 '복병' 이스라엘에 1-2로 아깝게 승기를 내줬다. 2023년에는 호주와 난타전 끝에 7-8로 패해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2006년 4강, 2009년 준우승으로 파란을 일으켰던 한국은 1차전 패배 여파로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수모를 안았다. 이번 대회 첫 상대로 C조 최약체 체코를 만나고도 긴장을 늦추지 못했던 이유다.

심지어 이날 먼저 열린 C조 대만-호주전에선 세미 프로리그 선수 중심으로 구성된 호주 대표팀이 한국의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대만을 3-0으로 꺾어 대회 첫 경기부터 이변을 일으켰다. 류지현 감독은 "긴장감이 큰 대회라 여러 변수가 많다는 걸 다시 실감했다. 우리는 우리 대로 미팅을 통해 남은 경기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홈런을 치고 함께 기뻐하는 문보경과 위트컴. 연합뉴스
문보경과 위트컴은 잠시 대표팀에 엄습했던 그 우려를 곧바로 담장 밖으로 날려버렸다.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문보경은 김도영의 볼넷, 이정후의 안타, 안현민의 볼넷으로 모든 베이스를 채운 1회 말 1사 만루에서 이번 대회 첫 타석에 들어섰다. 이어 체코 선발 다니엘 파디삭이 한가운데로 던진 4구째 슬라이더 실투를 놓치지 않고 걷어 올려 도쿄돔 한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가 130.5m, 타구 속도가 시속 178.2㎞에 달하는 대형 아치였다.

문보경의 배트에 공이 맞는 순간 2루에 있던 이정후는 만세를 불렀고, 체코는 선발 투수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지난해 KBO리그 통합 우승팀 LG의 4번 타자가 자신의 주특기로 완벽하게 기선제압했다.

문보경과 위트컴의 홈런을 반기는 류지현 감독과 코치진. 연합뉴스
5번 타자 문보경의 홈런 배턴은 6번 타자 위트컴이 이어받았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위트컴은 한국 대표팀의 부름을 받자 "엄마가 무척 기뻐하신다. 포지션에 상관없이 백의종군하겠다"며 흔쾌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WBC는 부모나 조부모의 국적 중 하나를 선택해 참가할 수 있다.

위트컴은 2023년 마이너리그 홈런왕의 위용을 두 번째 타석부터 뽐냈다. 5-0으로 앞선 3회 말 1사 후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작렬했고, 6-3까지 쫓긴 5회 말 1사 1루에선 또 한 번 도쿄돔 왼쪽 담장 밖으로 날아가는 연타석 2점 아치를 그렸다. 위트컴의 멀티포로 여유를 찾은 한국은 8회 2사 후 폭발한 저마이 존스의 마지막 홈런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홈런을 치고 세리머니하며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위트컴. 연합뉴스
이날 첫 경기 선발 중책을 맡은 소형준은 임무를 완수했다. WBC는 1라운드에서 한 투수의 한 경기 최대 투구 수를 65개로 제한한다. 50구를 넘게 던진 투수는 의무적으로 4일을 쉬어야 한다. 류 감독은 믿음직한 선발 투수인 소형준이 체코를 50구 이하로 막아내 호주전에도 등판할 수 있길 바랐다.

소형준은 공 42개 만으로 3이닝을 끝내 그 기대에 화답했다.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주어진 몫을 충실히 해내면서 향후 한국 대표팀의 마운드 운용에 숨통을 틔웠다.

1승을 안은 한국은 6일 하루 휴식한 뒤 7일 오후 7시 '디펜딩 챔피언'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인 일본과 1라운드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도쿄=배영은 기자



배영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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