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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대국 10년’ 이세돌 “AI의 바둑 실력은 신의 경지”

중앙일보

2026.03.05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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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알파고에서 알파폴드까지 : 이세돌?알파고 대국 10주년 기념 특별대담'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한편 이세돌 9단은 오는 9일 지난 2016년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당시 대국이 열렸던 곳과 동일한 포시즌스 호텔 아라홀에서 인공지능(AI)와 바둑 대국을 펼친다. 뉴스1
2016년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이세돌 9단이 10년이 지난 지금 AI의 바둑 실력에 대해 “신의 경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AI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세돌 9단은 5일 서울대 과학학과와 한국과학기술학회가 서울대에서 공동 주최한 ‘알파고에서 알파폴드까지: 이세돌–알파고 대국 10주년 기념 특별 대담’에서 “인공지능은 그냥 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가 바둑을 30년 뒀지만, AI가 저보다 잘할 수도 있고 제가 질 수도 있다는 건 알았지만, 제가 이해조차 못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2020년 이후부터는 AI를 이길 거라는 기대조차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두는 수에 대해 의문을 갖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권혁재 기자

이세돌은 AI가 인간의 한계를 돌파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인간은 지금 AI를 만드는 데 엄청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신약, 노화, 에너지, 우주 등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AI에 투자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AI 투자는 인간 대신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계에 빠진 인간을 더 높은 곳으로 발전적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도구”라고 했다.

AI 확산이 생산성의 양극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바둑의 경우 AI 보급으로 실력의 상향 평준화가 아니라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AI를 잘 활용하는 상위 랭커와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를 활용하지 않는 바둑 기사들은 전부 사라지고 있다”며 “바둑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돌은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에서 1승 4패를 기록했다. 당시 바둑은 직관과 창의성이 필요한 종목으로 인간의 영역으로 여겨졌지만, 대국 결과는 AI가 인간을 넘어설 가능성을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됐다.

그는 오는 9일 AI와 다시 한번 바둑 대국에 나설 예정이다. 장소는 10년 전 알파고와 맞붙었던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이다. 이번에는 스타트업 인핸스가 개발한 ‘에이전틱 AI(자율형 AI)’와 미래의 바둑 형태를 실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세돌은 “에이전틱 AI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대국해볼 수는 있겠지만, 정식 대국이라고 하긴 어렵다”면서도 “이 기술을 미리 접해보니 알파고 같은 프로그램을 20~30분이면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걸 느꼈다. 굉장히 놀라운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박종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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