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업체 최대주주는 일부 주식을 자녀들에게 미리 증여한 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해 회사를 주식시장에 우회 상장했다. 단기적으로 지분 가치는 약 9배 상승했고, 이를 통해 자녀들은 100억원 이상의 차익을 얻었다. 하지만 증여세는 한 푼도 내지 않았고, 사주의 배우자는 근무를 하지 않고 급여까지 받아갔다.
국세청이 주식시장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해 6155억원의 탈루를 적발하고, 2576억원을 추징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허위 공시, 전문 기업사냥꾼, 사익 편취 지배주주 등 관련 혐의가 있는 27개 기업과 관련자 200여명을 조사한 결과다.
국세청은 허위 공시로 시세차익을 챙긴 9개 기업을 조사해 946억원을 추징했다. 상장사인 B업체는 친환경 에너지 관련 사업에 진출한다고 공시를 한 뒤 페이퍼컴퍼니를 자회사로 설립해 약 10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허위 계약서 등을 통해 투자금을 빼돌렸고, 이를 사주 일가의 전세금과 골프 회원권 구매 등에 썼다.
지배주주의 사익 편취 행위도 다수 적발됐다.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C사의 사주는 비상장 자회사의 주식을 자녀에게 증여하려 회사를 이용했다. 임직원이 보유한 비상장 주식을 장외주식 거래 플랫폼에서 싸게 매도해 시가를 떨어뜨린 뒤 자녀에게 양도하는 방식을 썼다. 이를 통해 주식 7만주를 자녀에게 증여했고, 경영권을 손쉽게 이전했다. 추가로 국세청은 8개 기업에서 주가조작 세력이 연루된 정황을 파악하고, 총 633억의 탈루를 찾아냈다.
이번 추징 대상에는 코스피 상장기업 4곳, 코스닥 20곳이 포함됐다. 국세청은 주가조작, 허위 공시 등의 불공정 행위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향후 검증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