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전쟁은 현대전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군조차 가장 치명적인 위협으로 첨단 미사일이 아닌 ‘저가형 드론’을 꼽았다. 이란은 저가형 자폭 드론을 대량 투입해 고가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비용 비대칭 전략’으로 미군의 허를 찔렀다. 미 국방부는 최근 미 의회 브리핑에서 “이란의 드론이 저고도에서 불규칙한 경로와 저속으로 비행하는 특성 탓에 기존 방공체계로는 모든 공격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었다”고 시인했다. 드론 한 대를 막기 위해 수십 배 비용의 요격 무기를 소모해야 하는 ‘창과 방패’의 역설은 이제 전장의 현실이 됐다.
이 같은 전장의 변화는 한반도 안보에도 직접적인 경고가 된다. 북한은 한·미에 열세인 재래식 전력을 보완하기 위해 일찌감치 드론 전력을 강화해 왔다. 특히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통해 드론 전술과 기술을 축적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엔 ‘샛별-4형’과 ‘샛별-9형’ 등 신형 무인기를 공개하며 전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관한 5000t급 구축함의 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 발사는 공중의 드론과 해상의 전략무기가 결합한 복합 도발의 서막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 군의 대비태세에 문제가 없는지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더구나 미국의 새로운 안보 전략에 따라 북한의 재래식 위협에 대한 억제에 한국이 담당할 몫이 훨씬 커질 것으로 예고된 상황이다. 그럼에도 최근 정치권과 군 일각에서는 2022년 북한 무인기가 서울 상공을 침범한 것을 계기로 이듬해 창설한 드론작전사령부의 조직과 기능을 축소하고 재편하는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드론이 현대전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자산이 된 상황에서 관련 전력을 약화시키는 논의는 시대적 추세와 역행하는 처사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실전 대응 능력을 키우는 일이다. 인공지능 기반 탐지 체계와 레이더 요격무기 등 새로운 방공 수단을 서둘러 구축하고, 정찰·타격·방어를 아우르는 통합 드론 전력을 체계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안보에 ‘설마’란 없다. 미군이 실전을 통해 인정한 드론의 위협을 교훈으로 삼아, 물샐틈없는 대비 태세로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