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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기름값 바가지 엄정 대응”…최고가 지정 검토 지시

중앙일보

2026.03.05 07:23 2026.03.05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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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중동 사태로 인한 에너지 가격 불안정에 대해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서 매점매석이나 불합리한 폭리를 취하려는 시도를 강력하게 단속하고, 이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휘발유·경유 등에 대한 최고가격 지정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임시 국무회의에서 “유류 공급에 관해서는 아직 객관적으로 심각한 차질이 벌어지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무슨 주유소 휘발유 가격, 유류 가격이 폭등했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아침·점심·저녁에 가격이 다르다고 하고, 심지어는 리터당 200원 가까이 올리는 곳도 있다고 한다”며 “아무리 돈이 마귀라고 하지만, 너무 심한 것 같다”고 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834.32원으로 전날보다 L당 56.84원(3.2%) 올랐다. 2022년 8월9일(1834.04원) 이후 약 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오늘이 제일 싸다”는 심리에 수요가 몰렸고, 이를 틈타 일부 주유소가 선제적으로 가격을 올리면서 단숨에 L당 1800원대를 돌파했다.

이 대통령은 “실제 국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되어서 가격이 오르는 건 이해할 수 있는데, 오를 거라고 예상된다고 갑자기 소비 가격 자체를 폭등시키는 건 국민들이 겪는 국가적 어려움을 이용해서 자기 이익만 보겠다는 태도”라며 “돈을 벌겠다고 혼란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 달라”고 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석유사업법 23조에 따라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 최고가격을 지정할 수 있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법에 있는 제도는 잘 활용해서 부당하게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제재해 달라”고 했다. 산업통상부가 석유판매 최고가격을 지정할 경우, 재정경제부는 이를 위반한 사업자에게 부당이득 전액을 과징금으로 환수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위기 상황을 악용한 ‘바가지’ 행위에 대해 제재 방안이 있는지 점검해 보고, 만약 없다면 제도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선 1.9억 배럴에 달하는 정부 비축유 현황 보고도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석유 비축 물량이 208일분이 있다는 것은 수입이 208일 전면 제한되더라도 일상적인 에너지 사용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미”라며 “국내 비축유를 사용할 일이 없어 보이지만, 시중에 부족함이 없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정부와 정유 업계에 따르면,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전면 봉쇄하면서 국내 유조선 7척이 현지 항구에 발이 묶였다. 이 중 대형 유조선 3척은 한 척당 한국 전체 석유 하루 소비량인 200만 배럴을 선적했다. 다만 이들 유조선의 안전엔 별다른 이상이 없는 상태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선 ‘사법 3법’(법 왜곡죄법,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전남·광주행정통합특별법 등을 의결했다. ‘사법 3법’에 대해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국회에서 소정의 절차를 거쳐서 의결된 법안인 만큼,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서 의결·공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청와대 입장”이라고 밝혔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정권은 이제 사법부를 발아래에 두고 독재의 액셀러레이터를 더욱 거세게 밟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현석.김경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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