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폐시설이 오히려 고정 표적으로…이란 미사일 발사 86%↓
"미·이스라엘, 기지 상공 머물며 발사대 나오는 족족 파괴"
이란의 자랑 지하 '미사일 도시', 美공습에 오히려 약점으로
은폐시설이 오히려 고정 표적으로…이란 미사일 발사 86%↓
"미·이스라엘, 기지 상공 머물며 발사대 나오는 족족 파괴"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이란이 수십년에 걸쳐 구축한 지하 미사일 기지, 이른바 '미사일 도시'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속에서 오히려 약점이 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첫 공습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지하 미사일 기지 상공에 저속 정찰기를 배치해 감시하고, 움직임이 포착되면 전투기와 무인항공기로 즉시 타격하는 방식으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지하에 보관된 미사일은 발사를 위해 결국 지상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사대가 노출되면서 공격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 여파로 이란의 대응능력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미 중부사령부는 최근 4일간 이란의 미사일 발사 횟수가 86%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스라엘군과 함께 지금까지 이란의 미사일과 발사대, 드론 등 수백기를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미 싱크탱크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가 공개한 민간 위성사진 업체 플래닛의 지난 1∼3일 촬영 사진을 보면 이란 지하 미사일 기지 입구 인근의 미사일과 발사대의 잔해에서 연기가 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1일 이란 북부 타브리즈 북쪽의 지하 미사일 기지 터널 입구가 무너진 듯한 모습이 확인됐고, 인근 다른 기지의 터널 입구도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르고, 하지 아바드, 잠 인근의 남부 미사일 기지 세 곳도 공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보유한 중·단거리 미사일 상당수가 여전히 지하 기지에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 위치가 이미 미국과 이스라엘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기지 대부분은 지하에 있지만, 지상의 건물과 도로, 터널 입구 등이 노출돼 있어 위성사진으로 식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 시설들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몇년을 투자해왔다.
이는 이른바 미사일 도시라는 전략 자체가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샘 레어 연구원은 "한때 이동이 가능하고 찾기는 어려웠던 것이 이제는 이동이 제한되고 타격은 더 쉬워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비해 미사일 발사 권한을 분산해왔다. 파괴된 미사일은 추가 생산으로 빠르게 보충할 수 있다는 게 이란 군부의 주장이지만, 발사대를 추가로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란은 기술상의 어려움 때문에 지하 시설에서 직접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도 대부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일로(지하 격납고)를 반복해서 재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이 그 이유로 꼽힌다.
다만 이란이 아직 상당한 규모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고, 정권 붕괴 위기에 대응해 일부 장거리 미사일을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고 있을 수 있어 전력 약화 정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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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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