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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새끼 혼밥, 짠하면 오지마라" 7년차 대치맘의 경고

중앙일보

2026.03.05 12:00 2026.03.05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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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에 가면 모두 대입에 성공할까요? 대다수 부모가 이런 기대를 품고 학군지 이사를 고민합니다. 좋은 학원이 많고, 면학 분위기가 형성돼 있으며, 라이딩 부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윤미리 인사이드대치 대표도 같은 이유로 큰아이 초등학교 5학년 겨울방학에 대치동으로 이사했습니다. 하지만 7년을 살아보며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됐다고 합니다. 대치동에 온다고 모두가 입시에 성공하는 것도, 비학군지에 남는다고 모두가 실패하는 것도 아니라는 거죠.

그럼에도 사람들이 이 치열한 동네로 모여드는 이유는 뭘까요? 윤 대표는 “입시 너머에 답이 있다”고 말합니다. 부모와 아이의 삶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이른바 ‘대치동 DNA’ 얘긴데요. 그게 뭘까요? 헬로페어런츠(hello! Parents)가 윤미리 대표와 함께하는 ‘대치동으로 이사 왔습니다’ 마지막 회에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 구독 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대치동으로 이사 가도 될까?”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질문을 하나 던진다. 길을 걸으면서 영단어를 외우고, 문제집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식당에 혼자 앉아 밥 먹는 아이를 보면 어떤 마음이 드는가? 이 모습이 기특하면 대치동에 와도 되고, 짠하면 오지 않는 편이 더 낫다.

많은 사람이 대치동에 가는 건 아이의 성적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대치동 입성을 결정하는 것은 부모의 가치관이다. 대치동이라는 거울은 아이를 비추지 않는다. 거울 앞에 선 부모가 세상을 어떤 시선으로 정의하고 있는지를 비출 뿐이다.

학생들이 문제집을 끌어안고 걷는 풍경에서 누군가는 압박감을 느끼겠지만, 나는 미래를 위해 기꺼이 현재를 내어놓는 태도가 보였다. 실제로 내가 살면서 겪은 대치동은 명문대로 가는 정거장이 아니었다. 성실함의 한계를 시험하고, 노력의 기본값을 높이는 현장이었다.
윤미리 인사이드대치 대표는 "대치동에 간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도, 비학군지에 남는다고 모두 실패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의대 입시 학원 모습. 연합뉴스
정든 이촌동을 떠나 대치동으로 이사 온 지 7년, 그사이 대치로 향했던 집과 비학군지에 남은 집들의 풍경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대치동에 온 모두가 대학 입시에 성공한 것도, 비학군지에 남은 모두가 불리해진 것도 아니었다. 돌아보니 입시는 ‘어디에 사느냐’가 아니라, ‘내 아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판을 어떻게 짜느냐’의 문제였다.

“잘하는 아이들이 빠져나간 만큼, 여기서는 우리 아이가 충분히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촌동에 남았던 A 엄마의 회고다. 그는 상위권 아이들이 대거 대치동으로 전학 가는 현실에서 오히려 기회를 봤다고 했다. 그의 선택은 맞았다. 대치동으로 떠난 친구들이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동안, A는 자존감과 자기효능감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 중위권 성적을 오래 받으면 아이는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게 된다. 반면에 경쟁이 비교적 덜한 곳에서 좋은 성취를 반복해 경험하면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이 확신을 발판으로 아이는 중학교 내신을 최상위권 수준으로 유지했고, 주요 과목의 전국 경시대회를 이정표 삼아 꾸준히 공부하며 실력을 쌓았다. 주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이촌동에서 자기 리듬을 지킨 결과 A는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 합격이라는 결실을 보았다.

반대로 대치동에 와서 예상치 못한 벽을 만난 사례도 있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3년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B는 중3 겨울방학에 대치동으로 이사 왔다. 대치동 학원가 라이딩에 지쳐 내리게 된 결정이었다. 굳은 각오를 하고 왔지만, 고1 첫 성적표는 냉혹했다. 반에서 10등 안에도 들지 못했다.

비학군지 전교 1등에게도 대치동이라는 판은 생각보다 훨씬 가혹할 수 있다. 열심히 공부해도 실망스러운 성적이 이어지자 이내 슬럼프에 빠졌다. 그럼에도 부모는 지나간 선택을 후회하기보다 아이를 격려하는 방식으로 새판을 짰다.

“이미 온 이상 비교하지 말자. 내신 석차는 신경 쓰지 말고, 중학교 3년 동안 성실히 공부해 온 너 자신만 믿어라.”

고등학교 첫 1년을 우울증과 슬럼프로 흘려보냈지만, 부모의 단단한 지지에 차츰 중심을 찾아갔다. B는 2학년 때부터 서서히 성적을 회복하더니 결국 성공적으로 수능을 치러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

내 아이에게 맞는 판을 짠다는 건, 거창한 이사나 전공 전환만을 뜻하지 않는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경쟁 집단을 찾아주고, “나도 할 수 있다”는 감각을 잃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치동은 누군가에게는 정답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오답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남는다.

“대치가 입시의 정답이 아니라면 왜 그렇게 많은 부모가 이곳으로 향하는 걸까?”
“학부모들이 대치동에서 끝내 사수하려는 진짜 가치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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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새끼 혼밥, 짠하면 오지마라” 7년 만에 눈 뜬 ‘대치동 DNA’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2062



전민희.이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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